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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난 ELS 말고 은행주 샀다면…" 금융주 외면 받는 이유

머니투데이
  • 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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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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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금융주 디스카운트, 해결책은?②이자이익 치중·정책 리스크, 금융주 '발목'

[편집자주] 금융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 주식이다. 은행들이 사상최대 이익을 거뒀지만 자본시장에서 금융지주는 대접을 못 받았다. 이자장사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로는 배당 확대의 한계가 뚜렷하다. 새 회계제도 덕분에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보험권에선 배당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주환원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 금융을 공공재로 보는 당국의 이중적 시선도 문제다. 디스카운트된 금융주 해결책을 찾아봤다.

5대 은행 이자이익 변화 /그래픽=조수아
주요 금융주 시가총액 순위/그래픽=조수아
#2021년 2월26일 발행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두는 ELS(주가연계증권)인 A상품은 특정조건을 충족하면 연 5.08%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며 판매됐다. 당시 은행 1년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0.94%. 투자자가 솔깃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상품설명서에 나온 손실 확률은 7.34%였다. 하지만 지난 28일 A상품은 투자금이 반토막(손실률 50.8%) 난 채로 상환됐다. 차라리 3년 전 금융주를 샀다면 어땠을까.


결론부터 보자면 금융주를 샀다면 정반대의 결과다. 2021년 2월26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주를 사서 지난달 28일 매도했다면 3년간 평균 43.5%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특히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3년 사이 주가가 50%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이는 올해 들어 금융주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매수와 매도 시점을 석 달 앞당기면 4대 금융주의 평균 수익은 14.1%로 연 4.7% 수준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과 비교해 평균 37.8% 늘었다.

금융주가 '밸류 트랩(value trap·가치함정)'에 빠졌다.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주식이지만 상대적으로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 PBR은 주가를 순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1 미만이면 자본시장에서 회사의 가치가 회사 가진 자산만큼도 안 될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금융지주는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4대 금융주의 PBR은 0.35~0.43배 수준(지난해 9월 말 기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008년말 평균 0.58배) 보다 낮다.



이자장사 편중된 금융주, 불확실한 금융정책...주가상승 발목 잡는다


5대 은행 이자이익 변화 /그래픽=조수아
5대 은행 이자이익 변화 /그래픽=조수아

금융주의 저평가 원인으로는 △낮은 수준의 주주환원 △이자이익에 편중된 사업구조 △금융정책의 불확실성 △핀테크·빅테크와 경쟁 심화 등이 꼽힌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금융지주는 최근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기준 4대 금융은 주주환원율을 33~37.5%까지 끌어올렸다. 2023년도 결산 배당에만 1조8000억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연결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메리츠금융과 비교된다. 메리츠금융은 순이익 2조1333억원의 절반인 1조833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했다. 6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은 4483억원을 지급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메리츠금융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84.7% 상승했다. PBR은 1.7배로 주요 금융지주의 4배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16조9002억원으로 하나금융(16조5474억원)과 우리금융(11조2040억원)을 넘어섰다.

이자이익에 편중된 사업구조도 주가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 비중은 평균 81.5%에 이른다. 미국 주요 5대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이 65.8%(2022년 기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늘리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다.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면 자본비율을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 자본금을 더 쌓아야 한다. 배당을 과감하게 늘리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 대출 위주의 영업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예금·거래 수수료가 거의 없는 국내 금융환경의 특수성도 있다. 국민의 금융 편의성을 위해 ATM(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 등 각종 서비스를 무료 또는 원가 이하로 제공 중이고, 계좌유지 수수료·조기 인출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도 없다. 금융당국이 규제개혁을 통해 비금융사업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은행이 높은 이자를 받으면 안 된다"는 차가운 시선도 문제다. 대표적으로 최근 4대 시중은행은 롯데건설에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공동대출을 해 주면서 연 4~8% 수준의 이자를 받기로 했다. 이는 1년 전 비슷한 조건으로 연 12%대의 이를 받은 메리츠증권과 대비되는 조건이다.

금융당국의 정책적 개입도 밸류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은행권은 최근 순이익의 10%에 달하는 2조1000억원 규모를 민생금융으로 내놨다. 순이익이 줄어든 만큼 주주환원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ELS 손실배상도 배당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걱정으로 은행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지 못하고, 상품도 저위험 상품 위주로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익을 많이 내는 만큼 사회환원이 많아지는 구조가 고착된다면 시장 가치를 높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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