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처음으로 경선 이겼다…트럼프 "늪의 여왕" 비꼬기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AFPBBNews=뉴스1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수도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꺾고 첫 승리를 거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까지 사흘 동안 치러진 워싱턴DC 프라이머리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62.8%를 득표해 33.3%를 득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승리했다.

워싱턴DC는 대의원 19명이 걸린 곳으로 경선 판도를 뒤흔들 만한 결과는 아니지만 공화당 경선 시작 후 헤일리 전 대사가 거둔 첫 승리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앞선 8번의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연속으로 대패했고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격차가 커서 사실상 따라잡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승리로 헤일리 전 대사로선 경선 완패라는 굴욕에선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워싱턴DC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승리한 건 고학력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도시라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수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계획 도시인 워싱턴DC는 대학 학위를 가진 주민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농촌과 평균 학력이 낮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지지를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워싱턴DC를 현실과 동떨어진 엘리트들이 점령한 곳이라고 비판해왔으며, 대통령 당선 시 연방정부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공약한 터라 워싱턴DC에 거주하는 공직자들은 트럼프 당선 시 대량 실업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결과 확인 후 성명을 내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로비스트와 DC 내부자들이 점령한 늪의 여왕"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비꼬았다. 늪(swamp)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워싱턴 기득권층을 비판할 때 쓰는 용어로, 고인 물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