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CEO, '인터배터리' 총출동…캐즘에도 제품 개발 지속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대표들이 6일 서울 코엑스에 총출동했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4'가 열리는 현장이다. 이들은 전기차 시장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현상에도 기존에 세워둔 개발, 양산 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에너지 밀도 향상, 원가 절감, 급속 충전 등 한층 경쟁력이 강화된 제품들을 선보였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를 찾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과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이석희 SK온 사장 등 기업 대표들이 전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인터배터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로, 모빌 소형시장에서부터 에너지, 자동차산업 및 ESS와 EV 중대형시장까지 배터리 관련 다양한 신제품 및 기술들을 한 자리에 살펴볼 수 있다. 2024.3.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인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이날 '인터배터리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우치형 셀투팩(CTP) 배터리 공급계약 여부에 대해 "많이 논의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셀투팩은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기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행사에서 파우치형 셀투팩을 최초로 공개했다. 실제 자동차의 하단 뼈대와 비슷하게 제작된 목업(mock-up)에 셀투팩 적용 배터리를 장착한 전시품이다.


김 사장은 '급속충전 기술 개발' 현황에 대해서는 "더블 레이어나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하는 것처럼 지금 많이 논의되는 기술들은 다 검토 중"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 시점에 대해서는 "미래 기술이다보니 완성도가 높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바꾼 것이다. 화재 위험성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이날 부스에서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인 900Wh/L 전고체 배터리 양산 로드맵을 처음 공개했다. 삼성SDI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고객들과 협의를 거쳐 샘플을 제공하고,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신설된 ABS사업화추진팀이 컨트롤타워를 맡아 총괄한다. 삼성SDI의 전고체 개발 의지는 현장에서도 나타났다. 황금빛 전고체 배터리 모형이 부스 한 가운데 전시돼 참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가 잘 돌아가고 있다"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46파이(지름 46㎜) 배터리 양산 현황도 밝혔다. 최 사장은 "46파이 배터리 양산 자체는 2025년 초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고객에 따라서 양산 시기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46파이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 단점인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차세대 배터리다. 기존 배터리(지름 21㎜) 대비 에너지 용량을 5배 이상 늘릴 수 있다.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46파이 배터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고 BMW, 리비안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들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LFP 배터리 개발은 완료됐다"며 ""고객과 구체적인 협의가 다 완료되면 2026년쯤 양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으 지난해 말 취임해 올해 인터배터리에 처음 참여했다. LFP 배터리 시장은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왔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형 모델에 LFP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도 개발에 나섰다.

흑자 전환 의지도 밝혔다. 이 사장은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전 구성원들이 노력을 하고 있다"며 "특히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온은 지난해 흑자 전환을 목표했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어 이 사장은 "적시 생산, 원가 절감 등 내부 혁신을 통해서 올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굉장히 많은 (신규 수주)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이른 시간 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올해 처음으로 그룹 차원으로 인터배터리에 참가한 포스코그룹은 미래 먹거리로서 2차전지를 강조했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장인화 포스코 신임 회장도 2차전지 투자에 대한 속도는 조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장 신임 회장은 2차전지를 지속 밀고 나가서 미래 성장산업으로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철강 전문가인 신임 회장 체제에서도 그룹의 2차전지 투자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