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뒤끝?…오픈AI "테슬라와 합병 거부하자 먼저 회사 나갔다"

인공지능(AI) 개발업체 오픈AI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영리 계약 위반 소송 제기에 공동 창립자들이 머스크 CEO와 주고 받았던 이메일을 5일(현지시간) 공개하며 이를 정면 반박했다. 사진 왼쪽은 샘 알트만 오픈AI CEO, 오른쪽은 머스크 CEO /로이터=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개발업체 오픈AI를 상대로 '비영리 계약 위반'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오픈AI가 머스크 CEO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5일(현지시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오픈AI는 이날 블로그 게시물 '오픈AI와 머스크'를 통해 "2015년 말 오픈AI를 시작할 때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공동 창립자)은 1억달러(약 1335억원)를 모금할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머스크는 이메일에 '절망적으로 들리지 않게 하려면 1억달러보다 훨씬 더 큰 숫자로 가야 한다'며 10억달러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 말 우리(공동 창립자들)와 머스크는 사명을 위한 다음 단계는 영리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라고 결정했다"며 "머스크는 (오픈AI의) 과반수 지분과 초기 이사회 통제권 그리고 CEO 자리를 원했고, 이런 논의가 진행되는 도중 그는 자금 지원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15년 오픈AI 창립멤버로 합류했지만, 2018년 영리 자회사 설립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 사임했다. 오픈AI는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인공일반지능(AGI)을 만든다'라는 목표로 출범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일 오픈AI가 진행 중인 영리사업이 회사 설립 당시의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오픈AI와 샘 알트만 CEO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오픈AI의 영리사업 중단과 AI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머스크 CEO는 소장에서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제휴를 맺어 '대중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AI의 혁신을 이루자는 비영리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픈AI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실상 자회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 개발업체 오픈AI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영리 계약 위반 소송 제기에 공동 창립자들이 머스크 CEO와 주고 받았던 이메일을 5일(현지시간) 공개하며 이를 정면 반박했다. 사진은 오픈AI가 공개한 이메일 /사진=오픈AI 블로그

오픈AI는 "우리는 특정 개인이 오픈AI를 절대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사명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머스크와 영리 법인에 대한 조건에 동의할 수 없었다"며 "이후 머스크는 대신 오픈AI를 테슬라에 합병할 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2018년 2월 초 머스크 CEO가 오픈AI에 "테슬라를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한 이메일을 제시했다. 하지만 오픈AI는 이 제안 역시 거절했고, 이후 머스크 CEO는 회사 성공 확률을 '0'으로 판단하고, 테슬라 내 AGI 경쟁자를 만들 것이라며 회사를 떠났다고 한다.

오픈AI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머스크 CEO의 영리사업 계획을 지지했고, 머스크 CEO는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픈AI 지분 다수와 CEO 자리를 원했다. 하지만 오픈AI는 이런 제안을 거절했고 머스크 CEO는 다시 테슬라와 합병을 제안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사를 떠났다는 것이다.

오픈AI는 머스크 CEO가 오픈AI의 임무가 AGI의 오픈소스화가 아니라는 점도 이해했다고 주장했다. 오픈AI가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공동 창립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머스크 CEO에게 "AI 구축에 가까워질수록 개방성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오픈AI의 '오픈(Open·개방)'의 의미는 AI가 구축된 후 모든 사람이 그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의미이지만, 과학을 공유하지 않아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머스크 CEO는 "예(Yup)"라고 답했다.

인공지능(AI) 개발업체 오픈AI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영리 계약 위반 소송 제기에 공동 창립자들이 머스크 CEO와 주고 받았던 이메일을 5일(현지시간) 공개하며 이를 정면 반박했다. 사진은 오픈AI가 공개한 이메일/사진=오픈AI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