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삼성에 8조 푼다"…TSMC보다 보조금 더 받아낸 전략은(상보)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8조원에 달하는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스1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8조원에 달하는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지급받을 것으로 알려진 보조금(50억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에 추가 투자를 해달라는 조건으로 삼성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조만간 삼성전자에 60억달러(약 8조원) 이상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텍사스주 오스틴 신규공장 건립에 투자하는 170억달러(22조6000억원) 외에 미국에 추가 투자할 것을 전제로 삼성에 대규모 지원을 결정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내에 추가 투자할 지역이나 규모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생산시설에 400억달러(53조2000억원) 이상 투자 계획을 세운 만큼 삼성이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추가 투자를 약속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미국 반도체법은 자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게 반도체 보조금(390억달러)과 연구개발 지원금(132억달러)을 포함해 5년간 527억달러(75조5000억원)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금까지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이 확정된 건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와 미국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3곳 뿐이다.

미국 상무부는 기업들이 미 정부에 요청한 반도체 지원금 규모가 총 7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AP=뉴시스

최근 인텔에 100억달러(13조3000억원) 이상, TSMC에 50억달러(6조6000억원) 이상 지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도 대규모 지원금이 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 기업들의 지원금 신청이 쇄도하면서 어느 기업이 얼마의 보조금을 우선 확보할 지에 업계가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바이든 행정부의 공식 발표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다음주쯤 인텔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발표할 예정이며 TSMC, 삼성전자 등 첨단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등 현지 언론 보도가 현실화되면 삼성은 인텔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지원금을 받는 반도체 기업이 된다.

한편 인텔은 직접 생산보조금 외에 반도체 관련 대출도 받을 계획이지만, 삼성은 대출에는 관심이 없으며 직접 보조금만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전자는 당초 오스틴 공장에서 올해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양산 일정은 2025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