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여군 1명=팔레스타인 죄수 50명" 하마스 새 제안 통할까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라파의 한 난민 캠프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임시 탠트에 앉아 배급 받은 음식을 먹고 있다./AFPBBNews=뉴스1

교착 상태에 빠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이르면 17일(현지시간) 카타르에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 등 외신은 이스라엘 협상 대표단이 17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회담은 빠르면 17일 오후에 시작되거나 18일로 연기될 수 있다고 한다.


앞서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등 국제사회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 가자지구에서의 6주 휴전을 추진했으나 하마스의 휴전 조건을 이스라엘이 거부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면 철수와 영구 휴전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라마단이 시작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라파 공격을 승인한 뒤 협상 입지가 좁아진 하마스가 기존 입장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새 조건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라파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마지막 핵심 근거지로 간주되지만 현재 100만명 넘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몰려 있어 공격이 본격화하면 인도적 재앙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하마스 측 한 소식통은 가디언에 "하마스는 국민들 편에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이집트와 카타르 등 아랍 중재국들은 자국에 머무는 하마스 지도자들을 추방할 수 있다며 하마스 측에 협상을 압박했다고 전해진다.


AP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마스가 새로 제안한 휴전안은 3단계로 구성되며 각 단계는 6주 동안 지속된다. 이번에 하마스는 첫 단계부터 영구 휴전을 요구하진 않았지만 모든 인질이 풀려나려면 전쟁 종식이 선언돼야 한다는 입장은 고수했다.

우선 첫 단계에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북을 연결하는 주요 2개 도로에서 철수, 난민들이 이동하고 구호품이 제공될 길을 열어줘야 한다. 이 기간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노약자 인질 35명을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포로 350명을 석방한다. 이와 별도로 양측은 하마스에 억류된 여성 군인 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에 테러 혐의 등으로 장기 복역 중인 팔레스타인인을 포함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을 맞교환한다.

이어 두 번째 단계에선 영구 휴전을 선언한 뒤 이스라엘 남성 병사 인질을 석방한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선 가자지구의 재건을 시작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한다. 영구 휴전할 의사가 없는 이스라엘은 이번 제안 역시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으나 일단 카타르에 협상 대표단을 파견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하마스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을 급습해 이스라엘인 약 116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인질로 데려가면서 시작됐다. 인질 중 약 절반은 지난해 11월 1주일 휴전 기간에 석방됐다. 약 30명은 인질로 잡혀있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절멸을 목표로 가자지구 공격에 나섰고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3만1490명으로 집계된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