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확대·자사주 소각 기업, 법인세 감면"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유재희 기자

정부가 배당을 많이 하거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환원에 힘쓴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를 깎아준다.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은 배당소득세를 덜 낸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추진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제지원 방안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경감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자본시장 선진화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보다 많은 기업들이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확대에 참여토록 유도하기 위해 주주 환원 증가액의 일정 부분에 대해 법인세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배당은 대표적인 주주 환원 수단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식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다. 정부가 법인세 감면이라는 카드를 꺼낸 배경이다. 공제로 과표구간을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법인세를 깎아줄 수 있다.

기재부는 법인세 감면이라는 '당근'으로 늘어날 배당을 주주에게 혜택으로 돌려준다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배당 확대에 따라 주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도록 배당 확대 기업 주주에 대해 높은 배당소득세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말했다.

현형 배당소득세율은 지방세 포함 15.4%다. 이는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다.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이 2000만원을 넘기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으로 세율이 지방세 포함 최대 49.5%까지 치솟는다. 배당소득세 감면 방안으로는 분리과세 등이 거론된다.

기재부는 구체적인 지원방식과 경감방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배당과 자사주 실적을 받아보고 시뮬레이션을 한 뒤 어떤 방식이 좋을지 결정할 것"이라며 "세액공제, 소득공제, 분리과세 등 다양한 방식을 열어놓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담았지만 시장의 관심이 컸던 구체적인 세제지원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시장에선 세제 인센티브 구체화 등을 꾸준히 요구했다.

최 부총리는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경감방안 등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결정해 나가겠다"며 "현재 준비 중인 밸류업 가이드라인은 최대한 일정을 당겨서 4월 중 추가 세미나 등을 통해 5월 초에 조속히 확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