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텔에 26조원 특급 지원…"반도체법 최대 수혜자"

미국 반도체회사 인텔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로부터 26조원 넘는 지원을 확보했다. 보조금 85억달러와 대출 110억달러를 포함해 약 195억달러(약 26조1400억원) 규모로 당초 예상액의 2배 수준이다.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최대 규모의 지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AFPBBNews=뉴스1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인텔에 이같이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돈은 인텔의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과 확장에 쓰인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챈들러 공장을 찾아 인텔에 대한 지원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든 정부는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제조업을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2022년 반도체법을 제정하고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업체들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반도체법엔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390억달러의 생산 보조금과 750억달러 상당의 대출과 보증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외신은 이번 지원을 두고 바이든 정부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인텔에 역대급 지원에 나섰다고 짚었다. 당초 예상됐던 100억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은 규모로 미국 기업인 인텔이 반도체법의 최대 수혜주가 되리란 평가다.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또한 인텔이 첨단 반도체 제조시설로 반도체법 지원을 받는 첫 회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지금까지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이 확정된 건 구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와 미국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3곳뿐이다.


미국 정부는 인텔을 자국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한 첨병으로 적극 지원하겠단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인텔 역시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 속에서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반도체 왕좌 탈환을 노리는 모습이다. 인텔은 앞서 미국 내 투자 규모를 1000억달러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2030년까지 첨단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면서 인텔의 투자는 그 목표를 위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텔의 투자로 애리조나, 오하이오, 뉴멕시코, 오레곤 등 4개 주에 걸쳐 3만 개 이상의 건설과 제조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자금은 실사를 거쳐 상무부가 정한 생산 목표와 여타 기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상무부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자금 지원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소식은 전 세계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발표한 뒤 지원금 신청이 쇄도하면서 어느 기업이 얼마의 보조금을 우선 확보할지에 업계가 촉각을 세우는 가운데 나왔다.

삼성은 60억달러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조만간 삼성전자에 60억달러 이상 보조금 지급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은 텍사스주 오스틴 신규공장 건립에 170억달러를 투자하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추가 투자를 전제로 대규모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