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 못한 미국, 안보리서 '가자지구 즉각 휴전' 결의안 추진

미국이 가자지구에서 "인질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했다고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밝혔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AFPBBNews=뉴스1

20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동 순방에 나선 블링컨 장관은 이날 사우디 매체 인터뷰에서 "우리가 현재 안보리에 제안한 결의안은 인질 석방과 연계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한다"면서 "각국이 우리 제안을 지지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을 표결할 때마다 이스라엘 편에 서서 번번이 반대해왔다. 그러나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를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갈등을 겪으면서 입장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라파 공격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최후 근거지인 라파 공격을 불가피하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AFP는 입수한 미국의 결의안 초안엔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석방과 동시에 민간인을 보호하고 필수적인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결의안의 표결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미국이 강제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보리 결의안을 추진하는 것으로도 이스라엘을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제스처가 될 수 있단 평가다. 블링컨 장관은 결의안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과의 최근 갈등과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물론 우리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하지만, 그와 동시에 위험 속에서 끔찍한 고통을 겪는 민간인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을 보호하고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의 중동 순방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시작 후 여섯 번째다. 그는 20일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을 만난 데 이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했으며, 22일엔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타르에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이어지고 있으나 합의가 임박했단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