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비철소재 확대 안해…'철강'에 집중"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등 경영진이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이차전지 등 다른 산업에 진출하기 보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26일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제59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주주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미래성장사업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은 서 사장은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운영할 것"이라며 "철강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외 대규모 비철소재 사업 확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배터리와 이차전지 쪽이 유력하지 않냐는 지적들이 있지만,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만큼 리스크가 크다"며 "9조7000억원 가량의 외부 차입금이 있고 재무구조를 위협하는 미래 투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철강 본원과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데 투자를 우선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며 "수익성 강화를 위한 고부가 철강소재 개발, 원가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대해선 "시장 변화에 발맞춰 차별성 있는 강재 개발을 통해 신규 수요 증가에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전환 가속화에 따라 고강도 경량 차강판 개발을 지속하고, 해상풍력용 및 친환경에너지 운송용 강재 등 고성능 건설 강재 제품군을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특히 심화하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서 사장은 "어떤 지역에 투자해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세밀한 검토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전략에서의 역할에 대해선 "현대차그룹은 수소생태계 총괄CFT를 구성, 운영하고 있고 현대제철에선 대표이사인 제가 참여 중"이라며 "그룹의 사업 및 기술 역량을 최대 활용한 그린스틸 부문에서 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UAM,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소재 개발 관련 그룹과 전략적 협의를 지속 추진 중"이라고 했다.

최근 사업장에서 잇딴 안전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서는 사과와 함께 예방 강화를 약속했다. 서 사장은 "자사는 매년 2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안전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상시적으로 직영, 협력, 외주사까지 안전 프로세스를 지키는 것이 본인의 안전을 위한 방안임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주주환원책도 "중장기 투자와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을 고려한 균형잡힌 배당정책 수립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투자자 예측 가능성 개선을 위한 향후 3년에 대한 배당 정책 등을 금년 내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제철의 김광평 재경본부장과 이성수 봉형강사업본부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조승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도 새로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