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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ㅣ 오랜만에 넷플릭스 이름값 하는 야심작

머니투데이
  • 정유미(칼럼니스트)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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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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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제작진이 참여한 꿀잼 SF 시리즈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큰 것이 왔다. 요즘 OTT 권태기를 겪는 중이라면 넷플릭스 SF 시리즈 ‘삼체’가 자극제 역할을 확실하게 할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넷플릭스 대작이자 시청자들을 ‘하드 SF’의 세계로 안내하는 이 드라마는 우주학과 물리학 법칙에 기반한 설정으로 과학에 대한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하드 SF 장르에 속하는 영화 ‘인터스텔라’ ‘테넷’ ‘마션’ 등이 입맛에 맞았다면, 중국 SF작가 류츠신의 3부작 하드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삼체’의 매력에 빠질 만하다. ‘왕좌의 게임’ 제작진이 참여한 ‘미드(미국 드라마)’로 원작이 대륙의 SF인 만큼 장대한 스케일이 눈길을 끈다.


드라마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제목 ‘삼체’의 의미부터 짚는 게 먼저일 듯하다. 영어 제목은 ‘삼체문제 Three-Body Problem’로 세 개의 물체 간에 작용하는 중력과 그로 인한 움직임을 다루는 고전 역학 문제다. 류츠신의 원작 소설 1부 제목과 동일한 제목으로 작품에선 세 개의 태양이 떠 있어 대재앙이 닥칠 위기에 놓인 외계 행성을 지칭하며, 그곳의 외계 종족을 삼체인이라 부른다. 드라마 ‘삼체’는 지구를 침략하려는 삼체인들에 맞서는 인류의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속에서 과학자들이 VR 헤드셋을 쓰고 하는 가상현실 게임의 이름도 ‘삼체’다.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의 특징이라면 대담한 각색이다. 류츠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30부작 중국 드라마 ‘삼체: 문명의 경계’가 원작 1부 ‘삼체문제’를 충실하게 옮겼다면,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는 원작 1부를 바탕으로 2부 ‘암흑의 숲’과 3부 ‘사신의 영생’ 일부 내용과 캐릭터를 8부작 안으로 과감하게 가져왔다. 첫 화 도입부는 1부의 핵심 인물이자 문화대혁명을 겪으며 인류에 대한 복수심을 품는 천체물리학자 예원제의 사연을 담았다. 중국 역사를 드라마의 출발점으로 삼아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드라마 ‘삼체’는 1960년대 문화대혁명부터 가상현실 게임, 여러 물리학, 외계인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포진해 있다. 과학자들이 삼체 문명을 체험하는 가상현실 게임은 플레이어에 따라 시대와 배경이 달라지면서 단계가 오를 때마다 호기심을 자극한다. 5화에서 나노 섬유를 이용해 삼체 추종자들이 탄 배를 소탕하는 파나마 운하 작전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공포스럽고 충격적이다. 선정적인 장면은 없으나 이처럼 고어 표현 수위가 높아 18세 관람가 등급이다.



과학적 설정과 묘사가 이야기를 이끄는 하드 SF의 특성상, ‘삼체’의 캐릭터들 역시 개별적으로 두드러지진 않는다. 캐릭터나 배우 중심으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라면 장벽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보면 캐릭터가 고르게 배치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이야기 흐름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 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대다수가 중국인인 원작의 등장인물을 다국적 캐릭터로 바꿔 다양성을 확보했다.


다섯 명의 옥스퍼드대 동문들은 드라마를 위해 새롭게 꾸린 주인공들이다. 원작 1,2,3부에 따로 나오는 인물들을 한 명으로 합치거나 함께 등장하는 식으로 각색했다. 원작 소설을 읽었다면 캐릭터 재조합에 분명 흥미를 느낄 것이다. 이들이 번갈아 가며 에피소드를 이끄는 방식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조연인 줄만 알았던 인물이 급부상해서 이야기 중심에 놓이는 의외의 재미가 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의 베네딕트 웡이 형사 다스로 등장해 주요 인물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다. 심각한 극 분위기에서 웃음까지 담당한다. 이 작품으로 호평받을 만한 배우다. ‘왕좌의 게임’ 팬들이라면 리암 커닝햄(웨이드 역)과 존 브래들리(잭 루니 역)의 얼굴이 반가울 테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삼체’를 본다면 누구나 똑같은 의문을 가질 법하다. 외계인 침공까지 400년이 남았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희망을 건다면 극 중 설정처럼 미래 세대를 위한 준비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겠지만, 아마 대부분이 지금 하루 살기도 팍팍한데 400년‘씩’이나 남은 후일을 걱정하라는 거냐며 반문하지 않을까 싶다. ‘삼체’의 본격적인 재미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너희는 벌레다!”라고 인류를 능멸하는 우주의 지능 문명에 맞서 인류로 묶인 개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드라마를 보면서 잠시나마 상상해보는 시간이 주어진다.


드라마 ‘삼체’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건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SF로 현실 문제를 직면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섬뜩한 결과를 가져오는 과학 기술의 오용, 첨단 기술 의존에 대한 경고 메시지, 과학(자)과 관련된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6화 오프닝에서 삼체의 존재를 알게 된 인류의 다양한 반응과 국가의 대응을 보여주는 뉴스 장면 연출은 꽤 그럴듯하다. 스펙터클을 과시하기보다 내실을 다진 SF 드라마여서 정신을 집중해 볼 수밖에 없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제작진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D.B 와이스, ‘트루 블러드’를 제작한 알렉산더 우,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 등 베테랑들이 머리를 맞댄 프로젝트답게 창의적인 전략들이 놀라움을 자아낸다.


공개와 동시에 화제작 대열에 오른 ‘삼체’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드라마 후반부에 나온 ‘계단 프로젝트’와 ‘면벽 프로젝트’는 맛보기 수준에 불과하다. 남은 이야기를 어떻게 구현할지는 제작진에게 달려 있다. 우주로 뻗어나갈 드라마 ‘삼체’의 항로를 원작으로 미루어 어림짐작만 할 따름이다. 우주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듯이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을 주는 이 드라마의 끝이 어디쯤이 될지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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