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미국 무기 지원 없으면 러시아 에너지 시설 타격"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BBNews=뉴스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이 무기를 추가로 지원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과 비행장 등 전략 목표물을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미국 의회가 600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를 승인하지 않아 우크라이나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지원이 없다는 건 방공망이나 패트리엇 미사일이나 전파 방해나 155㎜ 포탄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는 결국 우리가 단계적으로 후퇴할 것이란 의미"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후퇴하지 않을 방법을 찾으려 한다"며 그것은 반격이라고 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뚫고 필수 에너지 시설과 인프라를 공격하고 있다며, 이를 억지하기 위해선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리 에너지망을 공격한다면 그들도 휘발유, 경유, 전기 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그래야 공평하다"며 에너지 기반시설을 집중 겨냥할 뜻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29일에도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화력발전소 3곳이 심각한 손상을 입어 운영이 중단됐다. 일부 설비는 복구에 1년을 넘을 수 있어 전력 부족이 장기화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진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부가 유가 불안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습 중단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의 공격에 대해) 미국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서 만든 드론을 사용한 것이라며 "아무도 우리에게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미 반년을 잃었다. 더는 지체할 수 없다"며 미국 의회를 향해 조속한 지원을 거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