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방문이 잦습니다"…의료 과다이용 미리 경고한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1년 365일 이상 병원을 다니는 경우가 3000명이 넘습니다. 이런 경우 180일이 넘어가면 '다른 일반 국민보다 많이 이용하고 계신다'고 통보를 한 번 하려고 합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3일 서울 중구에서 진행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재정투자 방향 및 이행계획'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국장은 "360일이 넘어가면 '본인 부담에서 차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고 안내할 계획"이라며 "중증 질환자보다는 근골격계 환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병원을 방문이 적은 경우 건강바우처(가칭)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구체적인 안은 논의 중이지만 연 4회 미만으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에게는 납부한 보험료의 10%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최대 4만원까지 제공할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선 건강보험이 대응해야 할 과제 4가지로 △지역·필수의료 공백 △과다 의료 이용 △국민 체감 의료 질 저하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우려 등이 꼽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향후 5년간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10조원 이상이 투자된다.

이 국장은 "재정 계획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데 이는 오해"라며 "지난해 결산을 해보니 수입은 약 95조원, 지출은 91조원이었다. 당기수지는 4조원 정도가 남았고 누적 적립금은 28조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2023년 누적 적립금이 28조원으로 시작하고 2024년과 2025년에도 당기수지는 흑자가 날 것"이라며 "2026년부터 당기수지가 적자로 돌아서지만 누적 적립금의 규모는 30조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10조원의 투자는 공급부족 대응 분야에 5조원, 수요부족 대응 분야에 3조원, 연계협력 분야에 2조원으로 배분된다. 올해 투입되는 재원은 1조4000억원 이상이다.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5600억원, 수요 부족 대응을 위한 인프라 유지 지원에 3300억원, 의료기관 간 연계협력과 네트워크 구축 지원에 1600억원 등 1조500억원은 투자가 됐거나 진행 중이다.

추가로 투입할 3500억원 중 1200억원은 1분기부터 예산 집행을 시작한다. 소아외과 계열 수술료 인상에 500억원, 급성심근경색증 응급시술 범위 확대 및 보상 강화에 300억원, 고위험 산모·신행아 통합치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과 신생아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공공정책수가 도입에 각각 200억원 등이다.

2분기에는 감염인력 유지 보상, 고난도 외과계 수술료 인상 등에 276억원을, 3분기에는 중증정신질환자의 응급치료와 급성기 입원료 인상에 500억원을, 4분기에는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과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 등에 1500억원을 사용한다.

진료 행위별로 수가가 책정돼 과다 의료를 유발한다고 비판받는 행위별 수가제는 필수의료 등 저평가된 분야의 상대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기존 행위별 수가로 보상이 되지 않는 부분을 상쇄하는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도 도입한다.

수가 결정구조도 개편한다. 상대 가치 조정 주기도 기존 6~7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료비용분석위원회에서 '의료비용 분석조사'도 매년 시행한다.

의료 질과 성과에 따라 기관별 차등 보상을 제공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예를 들어 경영난을 호소하는 어린이병원은 의료 행위와 관계없이 병원 유지를 위해 지원금을 주거나 상급종합병원은 경증 외래 진료량을 줄이고 입원, 연구에 집중하면 보상해주는 식이다.

이 국장은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돼 지역별 치료할 수 있는 사망률 격차가 줄어들면 5년 후 훨씬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건보 재정을 살펴보면 오히려 누적 적립금이 생각보다 많이 남았고 충분히 안정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과다 이용 방지, 재정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