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이 엄마, 돌봄 휴직 신청하니…"회사에 폐 끼치는 건 생각 안 하냐"

넷째를 낳고 육아휴직 하던 중 둘째 치료를 이유로 추가 휴직을 신청한 지역농협 여직원이 회사측으로부터 대기명령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넷째를 낳고 육아휴직 중 둘째 치료를 이유로 추가 휴직을 신청한 지역농협 여직원이 회사 측으로부터 대기명령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5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제 아내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제 아내는 2010년 경기도의 한 지역농협에 입사한 후 2015년 저와 결혼해 4명의 자식을 낳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넷째를 출산하고 육아휴직 중에 병원에서 둘째가 언어발달 지연으로 영구적 언어장애가 생길 수 있어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둘째 치료를 위해 아내가 회사에 가족 돌봄 휴직(90일)을 신청했는데 상임이사가 아내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퇴근하고 들어오니 아내가 울고 있었다. 상암 이사가 '애를 많이 낳은 건 네 선택인데 회사에 폐 끼치는 건 생각 안 하냐. 내가 복직원 안 받으면 너는 복직 못하는 거다'라고 얘기했다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도 회사 측에서 가족 돌봄 휴직을 허가하길래 잘 받아들여진 줄 알았다. 그런데 복직일에 아내에게서 '회사에 가니 집에 가라고 했다'는 연락이 왔다. 아내는 제대로 된 통지서나 인사명령도 받지 못한 채 구두로 대기명령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A씨는 "그날은 4월 1일로, 제가 육아휴직을 시작하던 날이다. 저는 커리어와 승진을 포기하고 아내 대신 육아휴직을 모두 쓰기로 했었다. 그런데 그날 아내가 대기명령을 받아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내는 굉장히 성실한 사람이다. 요령 부릴 줄 모르고 고지식하게 공부해 얻은 직장을 이렇게 허무하게 잃을 수 없다. 부디 이 글을 보고 다른 사람에게 멀리 퍼뜨려 달라"고 글을 맺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아내의 회사를 나무라면서 A씨의 사정에 공감했다.

한 누리꾼은 "4명까지 낳았다면 구국의 영웅인데 영웅을 이렇게 대하는 회사가 있냐"며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요즘 같은 시대에 농협이 무슨 중소기업도 아니고 저런 상황이 어떻게 생길 수 있나. 아이 낳고 정당한 제도 이용해서 쉬고 온다는데"라며 황당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