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2곳 중 1곳, 영업비밀 유출범죄 '엄단해야'

영업비밀을 보유한 국내기업 2곳 중 1곳이 영업비밀 유출범죄에 대해 보다 강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년 지식재산 보호 실태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영업비밀 보호 관련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2021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이 조사는 종사자수 10인 이상의 전국 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영업비밀 보호 △부정경쟁행위 및 상표권 보호에 대한 인식 및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영업비밀 침해·유출에 대한 예방 및 대응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영업비밀 유출 범죄의 형사 처벌조치 강화'에 대한 응답비율이 46.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인 27.1%에서 약 2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증거수집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제도마련(36.6%)이나 영업비밀 보호 교육·상담(34.5%)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7일 특허청이 발표한 '2023 지식재산 보호 실태조사' 주요 통계 중 영업비밀 침해·유출에 대한 예방 및 대응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요청사항 요약표./사진제공=특허청

이같은 의견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시되던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끊임없이 발생하는 기술유출 사건·사고의 영향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특허청은 설명한다.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수행해야 할 활동으로는 '내부자에 대한 주기적 영업비밀 보호서약서 작성'(37.4%)이 가장 많았고 '외부인에 대한 비밀유지 계약 체결'(7.3%), '경쟁기업으로 이직 금지 약정 및 겸업금지 의무 부여'(5.2%) 등이 뒤를 따랐다.

응답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부정경쟁행위 유형에 대해선 '원산지 거짓 표시'가 92.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아이디어 탈취'(90.4%), '상품형태 모방'(84.9%), '타인의 성과 도용행위'(83.9%) 순이었다.

부정경쟁행위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행정조사권 강화'(시정명령 제도 등)가 33.9%로 1위를 차지했다. '아이디어 원본증명제도 마련'(25.9%), '민사소송시 행정조사 자료 활용 절차 마련'(14.6%)이 뒤를 이었다.

상표권 보호 관련 특허청의 지원 사업 중에선 '국내 위조상품 단속지원 사업'의 이용 의향이 50.2%로 가장 많았고 '해외 온라인 위조상품 단속지원 사업'도 35.2%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였던 각각 5.1%와 2.6%에 비해 10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해외직구 등 온라인을 통한 위조상품 유통이 급격히 늘어나며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영업비밀 유출 범죄에 대해서는 초범이라도 곧바로 실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하는 양형기준이 지난달 개정됐고 부정경쟁행위 방지를 위한 특허청 시정명령 제도도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며 "이번 실태조사에서 도출된 여러 후속과제에 대해서도 정책·제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