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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걸그룹 명가' 타이틀 반납하나

머니투데이
  • 김성대(대중음악 평론가)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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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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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와 엔믹스의 기대 못미치는 반응 이유는

엔믹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있지(왼쪽)와 엔믹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흔히 JYP를 ‘걸그룹 명가’라 부른다. 사전에선 명가(名家)를 이름난 곳, 해당 분야에서 남다른 명성을 얻은 곳이라 쓰고 있다. 즉 진정한 명가는 자판기처럼 끊임없이 ‘명성의 존재’들을 내놓는 대신 존재들의 명성으로 분야 역사에 의미 있는 흔적을 새긴다. JYP의 경우엔 원더걸스와 미쓰에이, 트와이스가 그 명분에 해당하겠다. 이 중 미쓰에이는 ‘수지의 소속 그룹’으로 역사에 남았고 원더걸스는 단순 2세대를 넘어 작금 케이팝 걸그룹의 원형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2015년에 데뷔한 3세대의 대표주자 트와이스는 9년째 정상을 지키고 있는 진행형 슈퍼 그룹이다.


하지만 4세대에 접어들며 ‘명가’ JYP의 명성이 조금씩 흔들리는 모양새다. JYP의 4세대 대표 주자는 있지(ITZY)와 엔믹스(NMIXX). BTS로 물꼬를 튼 글로벌 시장에 하이브가 공격적으로 론칭하고 있는 걸그룹들이 꾸준히 호평을 듣고 있고 스타십의 아이브, SM의 에스파가 모조리 승승장구 해온 사이에서 있지와 엔믹스의 위치는 조금 모호하다. 심지어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타이틀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피프티 피프티의 활약에 비해서도 엔믹스와 있지의 행보는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근래 르세라핌이 촉발한 라이브 실력은 말 그대로 그룹의 연습량과 결부된 ‘실력’이 쟁점이지만, 멤버 개개인의 실력만 놓고 보면 무난히 흘러가야 할 팀이 난항에 접어든 느낌을 주는 건 이들에게 길을 제공하는 기획사의 기획에 문제가 있는 것일 터.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건 ‘대중성’을 전제한 기획이다.



있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있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있지의 ‘달라달라’는 굉장했다. “캐치한 일렉트로 팝으로 채운 자기애의 물결 위에서 포효”하던 있지는 빛나는 데뷔곡을 들고 모든 면에서 트와이스를 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미니 4집부터 고개를 든 팬덤 지향성의 난해한 콘셉트는 정규 1집의 낮은 음원 성적으로 이어지며 잘 나가던 이들 활동에 남몰래 제동을 걸었다. 다섯 번째 미니 앨범 ‘CHECKMATE’가 초동 47만 장을 돌파한 뒤 90만 장 출고량을 기록하며 빌보드 앨범 차트 8위에 올라 그 제동은 이내 풀리는 듯 보였지만 미니 6집의 타이틀 곡 ‘Cheshire’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얻은 데 이어 2024년 새해 벽두에 내놓은 미니 8집 ‘BORN TO BE’가 전작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 초동 판매고(31만 장)를 올리면서 있지의 대중 인지도엔 다시 빨간불이 들어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리아가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지난해 9월부터 활동을 중지, 있지의 미래를 살얼음판 위로 이끌었다.


지금은 비교적 고전하고 있지만 시작만큼은 화려했던 있지와 달리 엔믹스는 시작부터 “일관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상에 나왔다. 2022년 2월 22일에 데뷔한 이들은 소녀시대의 ‘I Got a Boy’와 에스파의 ‘Next Level’과 비교된 첫 싱글 타이틀 트랙 ‘O.O’로 “하룻밤 공부로 모든 커리큘럼을 벼락치기하려는 그룹처럼 보인다”는 NME의 따끔한 지적을 받아야 했다. 가진 화력에 비춰 생각보다 치고 올라가지 못한 데 대해 ‘팬데믹 때 데뷔해 운이 없었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들은 사실 시작부터 음악으로 삐걱거린 셈이다. 게다가 흔히 ‘걸그룹의 해’로 일컫는 2022년은 뉴진스와 아이브의 해였다. 저들, 특히 뉴진스는 이듬해에도 여세를 몰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박진영이 ‘Party O'Clock’으로 직접 프로듀싱을 해본들 그 대세의 기운은 엔믹스 쪽으로 옮겨오지 않았다. 아직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조건의 다른 걸그룹들이 선전하고 있는 걸 보면 엔믹스의 초조함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부분이다. 분명 그들에겐 ‘Love Me Like This’ 같은 곡이 하나 더 필요한데 생각만큼 잘 터져주지 않고 있다. 엔믹스라면 다 좋다는 팬덤의 인정보다 엔믹스도 괜찮네라는 대중의 인정이 절실한 때다.



엔믹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엔믹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요컨대 있지와 엔믹스의 부진은 소속사가 주도했을 팬덤형 전략에 기인한 바가 크다. 그런데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대중’이다. 따라서 역시 내가 있어야 돼 식의 ‘박진영 등판’으로 부진을 씻으려는 근시안적 미봉책보다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지금 JYP의 4세대 걸그룹들에겐 필요해 보인다. 빌보드 차트 같은 해외 성적과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에 앞서 JYP가 중점을 둬야 할 건 춤과 노래, 비주얼 등 어느 하나 밀릴 것 없는 엔믹스와 있지의 잠재력을 깨울 수 있는, 귀에 쏙 들어오고 국내 대중이 곁에 두고 싶어 할만한 ‘음악’이다. 이는 ‘Love Me Like This’를 이을 엔믹스와 대중의 도킹을 이루고 ‘달라달라’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있지의 용두사미를 막기 위해 원더걸스의 신화를 쓴 JYP가 될 수 있는 한 빨리 돌이켜봐야 할 전략이요 고민해야 할 숙제다. 때는 바야흐로 5세대 아이돌의 시대. JYP에겐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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