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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학병원 교수 또 사망… 의사들 "의료독재 정부가 죽였다" 분노

머니투데이
  •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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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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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의대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4.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사진 속 인물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대학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A 교수(여·50대)가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전공의의 빈 자리를 메우느라 당직을 서온 교수들의 체력이 한계를 넘어섰다는 토로가 쏟아진다. 지난 2월 전공의의 집단 이탈 이후 지난달 부산대병원 안과 교수에 이어 현직 의대 교수의 두 번째 사망 사례란 점에서 의사들 사이에선 "이들의 사망은 의료대란을 초래한 정부 책임" "정부가 죽였다"며 날 선 반응을 쏟아냈다.

A 교수는 지난 20일 장폐색이 발생해 응급수술을 받았고, 에크모(ECMO; 채외혈액순환치료)를 받으며 다른 병원으로 전원 됐으나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간질성 폐질환, 폐렴, 폐결핵, 천식을 주로 치료해왔으며 사망 당일 당직을 선 건 아니라고 한다. 뉴시스에 따르면 A 교수 소속 병원 관계자는 "A 교수는 이날 당직을 서지 않았다.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유족의 요청이 있었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A 교수의 부고 사실을 알리며 "얼마 전 안과 교수의 사망에 이어 내과 교수가 또 돌아가셨다"며 "무리하지 말라.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무리하고 계시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다시 올린 게시글에서 그는 "또 한 분의 유능하고 귀한 의사가, 귀한 생명이 떠나갔다"며 "꼭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빈다"고 덧붙였다.

A 교수의 사망에 대해 의사들 커뮤니티에선 "50대 나이에 낮에 외래진료를 보고 당직까지 계속 서다간 건강에 이상징후가 오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 "레지던트들이 갈려 나가면서도 사고가 나지 않는 건 20~30대의 젊은 나이이기 때문"이라며 50대 현직 '고참' 교수들이 전공의를 대신해 당직서는 실태를 주목한 글이 도배했다. 그뿐 아니라 "(A 교수의 죽음은) 전공의들이 잘못이 아니다. 낮은 수가로도 어떻게든 잘 돌아간 대한민국 의료에 쌓인 문제를 전공의들이 바꿀 것"이라며 전공의가 이탈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지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지켜보는 국민이 병나겠다" "윤석열 대통령의 무리한 의사 증원으로 한창 일할 50대 교수가 돌아가셨다" "윤 대통령의 의료독재가 아니었다면 죽지 않을 목숨이었다" "언론은 의료 독재 정권에 항거해야 한다"며 정부를 향한 쓴소리도 쏟아졌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의대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4.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의대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4.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A 교수 사망에 앞서 지난달엔 부산대병원 안과 전문의인 40대 B 교수가 자택에서 새벽에 갑자기 사망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해당 사망 원인을 수사 중인데, 법조계는 만약 사망 원인이 '과로'로 밝혀질 경우 산안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B 교수의 사망 이후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에 따른 교수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고용노동부에 대학병원 등 전공의 수련병원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전의교협은 이런 내용의 '전공의 수련병원 근로감독 강화 요청의 건'에 관한 공문을 고용부에 발송했다. 이들은 공문에서 "최근 수련병원 교수들의 급격한 업무 증가로 피로도 가중 및 소진, 과로에 의한 사망사고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환자 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로로 내몰리고 있는 수련병원 교수들의 장시간 근무, 36시간 연속 근무 등 위반 사항에 대해 근로감독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한다"며 "수련병원의 경영 책임자에게 과로사 예방을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준수하도록 지도해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연이은 대학병원 교수의 사망에 현직 교수들의 한숨도 짙다.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 감염내과 C 교수는 "사직하지 않겠지만 이러다 '순직'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50대 중반인 C 교수는 전공의 이탈 전까지만 해도 주 1회 당직을 섰지만, 전공의 이탈 후엔 당직 횟수가 주 3회로 늘었다. 당직 한 번에 24시간씩이었지만, 전공의들이 모두 나가면서 지금은 교수 1인당 36시간씩 서고 있다.

C 교수는 "오늘 아침 8시에 출근했으니, 내일 저녁 8시에 퇴근할 수 있다. 이틀에 한 번꼴로 당직을 이렇게 서는 게 벌써 두 달이 넘었다"며 "체력이 바닥나 죽을 수도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이 전공의 사태 이후 2차 병원으로 몰려, 병실이 남아도는데도 전공의 업무를 몽땅 도맡다 보니 하루 한 끼도 챙겨 먹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얼마 전, 출근을 준비하던 C 교수에게 그의 아들은 "엄마, 이럴 거면 의사 왜 했어? 나 같으면 의대 안 갈래"라고 했다고.

C 교수는 "정부도 못 알아주는 마음을 아들이 알아줘 위로받는다"며 "전공의들의 숙직실에서 잠을 청하려 했다가도 콜을 받고 이동하느라 쪽잠 자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그는 "교수들의 외래 진료에 전공의들의 당직 업무까지 맡다 보니 콜이 계속 온다"며 "입원환자 상태가 변했다는 콜을 받으면 바로 뛰어가 처방을 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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