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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 접종 후 희귀 질환…"피해보상이 맞다" 뒤집힌 항소심

머니투데이
  • 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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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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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질병이 생겼다면 전후 사정을 참작해 인과관계를 미루어 판단할 수 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020년 사망한 A씨 유족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피해보상 신청 반려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전북 남원시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에 대한 예방 접종을 맞았다. 열흘 뒤 자정쯤 A씨는 양쪽 다리에서 근력저하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을 찾았고 바로 다음 날엔 입원 치료를 받았다. 두 달 뒤 A씨는 본인의 질병이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임을 최종 진단받게 되면서 지체 장애 4급 결정을 받았다. 길랭-바레 증후군이란 신경계에 손상을 주는 자가면역질환이다.

A씨는 예방접종 때문에 질환이 생겼다며 피해보상을 신청했다. 하지만 질병청은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기각 결정을 냈다. A씨는 질병청 내부 절차에 따라 이의 신청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기각됐다. 2020년 재차 피해 보상신청을 했으나 반려되자 A씨는 같은 해 행정 소송을 냈다. 행정 소송을 내고 4달 뒤 A씨가 사망하면서 A씨 유가족이 소송을 승계했다.

쟁점은 백신과 질환 사이의 인과관계 여부였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증상이 갈랭-바래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봤으나 인과관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질병의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증상과 진행 정도도 환자마다 다르다"며 "백신과 증후군 사이 연관도가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접종 이틀 전 병원에 내원해 우측 옆구리 통증, 이명을 호소하고 그다음 날엔 배뇨 장애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는 점을 짚으며, 이미 질병을 앓는 상태였을 수도 있다는 질병청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예방 접종과 질병 등 사이의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간접적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접종과 질병 사이에 시간적 밀접성이 있고 △질병이 예방접종으로부터 발생했다고 추론하는 게 의학 이론이나 경험칙상 불가능하지 않으며 △질병 등이 원인불명이거나 예방접종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정도의 증명이 있으면 족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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