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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의 저주' 내린 중국…"생일 지나면 잘린다" 공포확산 이유는

머니투데이
  • 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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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5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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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빠진 빅테크 업계, 구조조정 한창…
'젊은 미혼 근로자' 선호, 30대 중반되면 일자리 걱정

*2023년은 6월 기준/그래픽 출처=파이낸셜타임스
정부 규제와 경기 침체로 중국 빅테크 업계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30대 중반 근로자를 해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중국의 숏폼 플랫폼인 콰이쇼우에 근무하는 라오바이(가명·34)는 얼마 전 동료 개발자가 해고당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35세 생일이 지난 개발자 동료가 몇 달 뒤에 해고되는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조만간 나에게도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하니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30대 중반부터는 직장에서 쫓겨나기 쉽고 재취업도 어렵다는 이른바 '35세의 저주' 공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정부 규제와 경기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술산업(빅테크) 업계에선 30대 중반 기술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빠르게 줄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현직 직원 등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콰이쇼우가 30대 중반을 넘어선 직원들을 해고하는 정리해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콰이쇼우 측은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말 2만8000명에 달했던 이 회사의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기준 16%를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감원 대상의 상당수는 30대 중반을 넘어선 직원들이다. FT는 지난 수개월 간 콰이쇼우뿐 아니라 중국 기술산업에서 수만 개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중국 빅테크 업계가 젊고 미혼인 근로자를 선호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최신 기술을 따라잡기 어렵고 오랜 시간 일하지 못하는데 몸값만 비싸다는 편견이 깊다. 사진은 중국 선전 텐센트 본사 전경./AFPBBNews=뉴스1
중국 빅테크 업계가 젊고 미혼인 근로자를 선호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최신 기술을 따라잡기 어렵고 오랜 시간 일하지 못하는데 몸값만 비싸다는 편견이 깊다. 사진은 중국 선전 텐센트 본사 전경./AFPBBNews=뉴스1
중국 빅테크 업계가 젊고 미혼인 근로자를 선호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최신 기술을 따라잡기 어렵고 오랜 시간 일하지 못하는데 몸값만 비싸다는 편견이 깊다.


중국의 빅테크 기업 경영진들은 젊은 직원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인터넷 종합 서비스 기업인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은 지난 2019년 회사 관리자의 10%를 구조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더 열정적인 젊은 인재, 새 동료들이 그 자리를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의 리옌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공개서한을 통해 "1980년과 1990년 이후에 태어난 직원들을 더 많이 승진시켜 회사를 더 젊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식은 경영진만이 아니라 조직 전반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메이투안에서 근무했던 전 영업 관리자는 "20~30대는 대부분 에너지가 넘치고 회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하지만 부모가 되고 몸이 늙기 시작하면 '996' 일정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996'은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을 근무한다는 중국 빅테크 업계의 악명높은 업무 패턴을 말한다.

실제 대다수 중국 빅테크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낮은 편이다. 중국 전문 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마이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아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27세다. 콰이쇼우와 차량공유 플랫폼 디디추싱의 직원 평균 연령은 각각 28세, 33세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전체 노동자 평균 연령이 38.3세와 비교하면 훨씬 젊은 것이다.

*2023년은 6월 기준/그래픽 출처=파이낸셜타임스
*2023년은 6월 기준/그래픽 출처=파이낸셜타임스
정부 규제와 경기 침체에 따른 빅테크 업계 경영난은 '35세의 저주'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FT는 짚었다. 빅테크 업계 한 관리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중국의 기술산업이 급성장하자 정부의 단속이 시작됐다"며 "우리는 이제 비용이 많이 드는 관리 계층을 줄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30대 중반 빅테크 업계 근로자들은 해고된 이후 새 직장을 구하는데도 애를 먹고 있다. 중국의 채용 플랫폼 자오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발자의 87%는 "35세 이후 해고되거나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법적 보호 장치도 없다. 중국 노동법은 고용주가 민족·성별·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나이에 대해선 명시하고 있지 않다.

'35세의 저주'가 기술산업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FT는 지적했다. 중국은 공무원 시험의 응시 자격도 35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레스토랑·호텔 등 서비스 부문 직원 구인 공고에서도 지원자격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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