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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찾아와 유산 빼먹는 가족 '끝'…47년 만에 바뀐다

머니투데이
  • 정진솔 기자
  •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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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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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패륜 가족에게도 상속, 상식에 반해 헌법불합치"…'형제자매 유류분'은 즉시 효력 잃어

헌법재판소 청사
가족 구성원에게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유산을 상속하도록 하는 민법상 '유류분 제도' 일부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불효자나 오랜 기간 연이 끊겼던 부모가 나타나 망자의 의사에 반해 유산을 청구하는 일이 불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유산을 망자의 의사에 반해 형제자매에게도 주도록 보장한 조항은 즉시 효력을 잃었다. 유류분 제도가 1977년 민법에 규정된 지 47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지게 됐다.

헌재는 25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유류분 상속 결격사유 등을 정하지 않은 현행 민법 제1112조 제1~3호와 특정인의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1118조에 대해 2025년 12월31일까지만 효력을 인정하고 그때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을 잃도록 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지만 즉각 무효화할 경우 법 공백 사태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예상될 때 법 개정 전까지 한시적으로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헌재는 "가족의 역할이 오늘날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상속인들은 유류분을 통해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류분 제도 자체는 정당하다고 보면서도 "피상속인(고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의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건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또 "공동상속인 중 상당한 기간 특별히 고인을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사람(기여상속인)에게 고인이 증여한 재산을 유류분 배분의 예외로 인정하지 않는 민법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봤다. 피상속인을 학대한 사람의 유류분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피상속인에게 각별했던 사람이 더 많은 재산을 받도록 할 수 있다는 취지다.

헌재는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112조 4호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도 유류분을 요청할 수 있었던 법 규정은 이날 즉시 효력을 잃게 됐다.


국회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민법을 개정하면 일명 '구하라 법'으로 불리는 제도가 생기게 된다. 2019년 가수 구하라씨가 숨졌을 당시 20년 넘게 연을 끊었던 친모가 상속권을 주장하며 유산을 받아가면서 사회적 공분을 산 뒤 국회에 불효자·패륜 부모 등이 유류분을 요청하는 것을 제한하는 '구하라법'이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유류분 제도는 1977년 도입된 뒤 한차례도 개정되지 않고 현재까지 유지됐다. 헌재는 2010년 4월과 같은 해 12월, 2013년 12월 세차례에 걸쳐 유류분 제도를 심리했지만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현행 민법은 직계비속(자녀나 손자 등)→직계존속(부모·조부모 등)→형제자매 등의 순서로 상속권을 부여하고 있다. 배우자는 망자의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존재하면 공동상속인이 되며, 직계비속·존속이 없다면 단독 상속권을 갖는다. 재산이 있는 이가 사망하면서 유언을 남기지 않으면 이같은 상속순서와 법정 비율에 따라 재산을 배분한다. 유언이 있더라도 자녀·배우자는 법정상속분 가운데 2분의 1을,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를 유류분이라고 한다. 특정 상속인이 유산을 독차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남은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장치로 도입됐다.

하지만 사회 구조가 변하고 가족 형태가 바뀌면서 이 같은 유류분 제도가 개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등 사회 변화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유류분 제도와 관련해 2020년부터 쌓인 47건에 대한 판단이다. 이 중 14건은 판사들이 직접 낸 위헌 제청이다. 헌재는 사회적 논란을 고려해 지난해 5월 공개 변론을 여는 등 사안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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