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MVP 위협받나, 22세 괴물 ML 최초 '42홈런-102도루' 역대급 페이스... '심상치 않다'

신시내티의 엘리 데 라 크루즈. /AFPBBNews=뉴스1

도미나카 공화국산 '괴물' 엘리 데 라 크루즈(22·신시내티 레즈)의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개막 한 달만에 벌써 7홈런 18도루를 기록하면서 산술적으로는 162경기 풀 시즌 기준 42홈런 102도루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29일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새로운 라이벌로 데 라 크루즈의 활약을 주목했다.


데 라 크루즈는 만 17세의 나이로 신시내티와 국제 계약을 맺고 지난해 메이저리그(ML)에 데뷔했다. 데뷔 시즌부터 센세이션했다. 데뷔 15경기 만인 2023년 6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더니 같은 해 7월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는 지금은 팀 동료가 된 제이크 프렐리의 타석에서만 2루, 3루에 이어 홈까지 한 이닝에 3연속 도루에 성공하면서 메이저리그를 열광시켰다.

수비에서도 강한 어깨로 최고 시속 99.8마일(약 160.6㎞)의 엄청난 1루 송구를 보여주면서 그야말로 역대급 괴물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차츰 견제당하며 데뷔 시즌 최종 성적은 98경기 타율 0.235, 출루율 0.300 장타율 0.410으로 끝났으나, 13홈런과 35도루에 성공하면서 내셔널리그 신인왕 7위에 올랐다.

올해는 부족했던 콘택트 능력도 보완하면서 완전체로 거듭난 모양새다. 아직 30경기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타율 0.281(96타수 27안타) 7홈런 18타점 25득점 18도루, 출루율 0.395 장타율 0.573으로 OPS만 0.968에 이르렀다.


신시내티 지역 방송사 '밸리 스포츠 신시내티'에 따르면 한 달 만에 7개의 홈런과 15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선수는 데 라 크루즈가 1901년 이후 6번째였다. 앞서 1966년 7월 루 브록이 7홈런 15도루, 1976년 8월 조 모건이 8홈런 15도루, 1986년 5월 리키 헨더슨이 7홈런 20도루, 1996년 9월 배리 본즈가 7홈런 15도루, 2004년 8월 카를로스 벨트란이 10홈런 16도루를 달성한 바 있다.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맨 오른쪽)와 만난 엘리 데 라 크루즈(오른쪽에서 두 번째). /AFPBBNews=뉴스1

29일 경기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41홈런 104도루 페이스다. 만약 데 라 크루즈가 페이스대로 메이저리그 최초 40홈런-100도루 시대를 연다면 이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27·애틀랜타)의 41홈런-73도루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특히 홈런과 달리 데 라 크루즈의 역대급 도루 페이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MLB 네트워크의 해설가로 활약 중인 포수 출신 앤서니 래커는 "데 라 크루즈가 지난해 아쿠냐 주니어의 40홈런-70도루를 깨길 바란다. 데 라 크루즈에게는 홈런 페이스만 걱정이 될 뿐이다. 70도루는 할 것 같다. 만약 그가 계속해서 출루하고 도루한다면 최대 90개까지도 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30홈런-90도루 역시 메이저리그 최초 역사다. 데 라 크루즈의 40홈런에 회의적이던 래커 역시 30홈런 가능성에는 "그럴 수 있다"고 긍정하면서 "30홈런-90도루도 아무도 해본 적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내셔널리그 MVP 후보는 LA 다저스의 오타니와 무키 베츠다. 오타니는 올해도 초반 부진을 딛고 30경기 타율 0.336, 7홈런 5도루 18타점 24득점, 출루율 0.399 장타율 0.639 OPS 1.038로 MVP에 도전하고 있다. 베츠는 그보다 더한 30경기 타율 0.387, 6홈런 23타점 29득점 8도루, 출루율 0.482 장타율 0.655 OPS 1.138로 다저스 내 집안 싸움이 한창이다.

그러나 데 라 크루즈가 만약 체력적으로 힘든 유격수로서 풀타임을 소화하고 메이저리그 최초 기록인 30홈런-90도루 이상을 해내면 충분히 위협적인 MVP 후보다. 풀카운트도 이 점에 주목하면서 "데 라 크루즈가 30홈런-90도루에 성공하면 그는 분명 오타니의 MVP 싸움에서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