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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주식리딩방과 체결 계약은 유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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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1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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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태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2023년 12월 기준으로 집계한 국내 주식투자자는 1,416만명이다. 2022년 1,441만명에서 25만명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많은 숫자다. 그만큼 소위 '리딩방' 피해도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 관련 판례가 선고되었다. 리딩방에서 종목을 추천받는 대가로 돈을 지급했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는 6개월간 정보를 제공받는 대가로 가입금 1,000만 원, 서비스 등급 상향의 대가로 700만 원을 지급하며 목표 누적수익률(300%)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6개월 동안 추가로 증권정보를 제공받기로 하고, 다시 3개월간의 정보제공 대가로 가입금 1,000만 원, 등급 상향 대가로 700만 원을 지급한 후 이번에는 특약사항으로 목표 누적수익률 100%를 달성하지 못하면 이용요금 전액을 환급받기로 했다.

결국 피해자는 리딩방에 지급한 돈을 돌려달라는 소를 제기했는데, 원심은 위 계약의 사법상 효력이 없다며 청구를 인용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등록을 하지 않은 투자자문업이나 투자일임업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금융투자업자가 투자자에게 손실보전 내지 이익보장을 사전에 약속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유사투자자문업자에게도 유추 적용되어 효력이 없다고 보았다.


반면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2023다311665 판결). 유사투자자문업과 투자자문업은 다른 개념이고, 자본시장법에 투자자문업자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유사투자자문업자에 준용한다는 규정도 없으니 자본시장법 규정을 유추 적용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참고로 오는 8월 14일부터 시행 예정인 개정 자본시장법에는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준용 규정이 마련되어, 일정 수익률을 약속하고 주식 종목을 추천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계약은 그 효력이 부인될 수 있다.

어떤 전문가라고 해도 정확히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고,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이 사건에서 총 3,400만원의 돈을 주고 종목을 추천받은 원고가 전체 투자한 금액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급한 돈의 액수를 감안하면 소위 '급등주' 추천을 원했을 것이고, 불법적인 '작전주'가 아니라면 더더욱 단기간의 '급등'을 예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불법적 요소가 있는지를 떠나 단기간에 100%, 300%의 주가상승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계약에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규제하고 예방할 것인지가 문제일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는 민법 제103조를 근거로 계약 자체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대법원은 사적자치의 원칙에 입각해 계약의 효력 자체는 부인할 수 없다고 보았다.

사적자치의 원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여 법률과 법원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판결에 직접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만약 이 사건에서 문제된 계약의 효력을 쉽게 부인해 버리면 단기간에 비정상적으로 큰 수익을 바라고 계약을 체결한 주체의 도덕적 해이를 법원이 구제해 주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을 수도 있다. 민법 제103조가 적용된 대표적 사례가 고리대금인데, 생계를 위해 부득이 높은 이자로 돈을 빌리는 것과, 비정상적인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자발적으로 돈을 주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자본시장법이 개정되었더라도 같은 유형의 피해가 근절되기는 어려울 것이니, 무리한 욕심이 화를 부르지 않도록, 각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김태형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김태형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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