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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전공의, 당직 힘들어해"…'입원전담전문의' 있지만 유명무실, 왜

머니투데이
  •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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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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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달할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전공의 공백의 '나비 효과'가 대학병원에서 나타나고 있다. 환자는 진료·수술을 제때 못 받고,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 업무를 대신 하느라 과로에 시달린다. 병원에선 하루에 많게는 수십억 원씩 적자가 나면서 줄도산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 중심'으로 병원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전공의 비중을 줄일 대안인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도입됐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수술, 외래 진료를 하지 않고 병동에 상주하며 입원 환자를 돌보는 일을 전담하는 전문의로, '호스피털리스트(hospitalist)'라고도 불린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입원 유지와 퇴원을 위한 환자 진료를 직접적으로 전담한다. 우리나라에서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2017년 12월 시행된 '전공의법'에 따라 △의료인력 업무 과중을 해소하고 △입원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고 △환자 안전 보장 등을 위해 시범사업으로 시행됐다. 4년간의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2021년 1월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현재 △주간 5일 운영(1형) △주간 7일 운영(2형) △주간 7일 24시간 운영(3형)으로 운영된다.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맡아온 주 업무가 '입원환자 관리'인데, 입원전담전문의가 있으면 입원환자를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가 전담한다. 한승준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앞으로 전공의 수, 전공의의 근무 시간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이므로 입원환자는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가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우리나라엔 이미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있지만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입원전담전문의는 326명이다. 242명이 상급종합병원에서, 84명이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울 20곳, 서울 외 지역 43곳에 입원전담전문의가 있다. 문제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의사들 사이에서 '기피 영역'으로 꼽힌다는 것. 한승준 교수는 "대부분의 내과 전문의가 호스피털리스트(입원전담전문의)보다는 스페셜리스트(분과전문의)가 되려고 한다"며 "2021년 내과 전문의 합격자가 543명이었고 이들 중 신규 분과전문의가 된 사람은 438명으로 약 8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입원전담전문의 수도 감소세다. 지난해 3월 384명에서 같은 해 12월 326명으로 9개월 만에 58명이 그만둔 것이다. 한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에 지원하려는 전문의가 줄어든 이유로 '등록된 병동에서만' 일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목한다. 그는 "이 규정 때문에 입원전담전문의가 볼 수 있는 환자가 상당히 제한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 병동에 병상이 33개 있다고 가정하면 의사 대 환자 비율(1:25)을 맞추면서 등록된 병동에서만 일해야 해, 각 병동에 입원전담전문의가 최소 2명씩 필요하다. 6개 병동이면 입원전담전문의 12명이 필요한 셈이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달할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달할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의 병동 제한 규정을 없애면 입원전담전문의 8명이 6개 병동을 오가며 진료할 수 있다. 더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단 얘기다.


입원전담전문의에 등록하려면 '주 40시간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규정도 과도하단 지적이다. 한 교수는 "2형(주간 7일 운영)의 경우 야간 시간대는 근무 시간으로 산정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야간 시간 근무 시간을 포함해 40시간 이상이더라도 야간 시간대 근무를 제외할 때 40시간을 넘기지 못하면 입원전담전문의로 등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때나 하던 일'이란 인식도 기피 이유 중 하나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한 교수는 "병동에 앉아서 입·퇴원 환자 오더 내는 건 전공의 때나 하던 일이라 하기 싫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며 "입원전담전문의에게 입원환자 진료 교육을 실시할 수 있게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부여한다면 지원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오지 않으려는 이유로 '당직 같은 힘든 일을 기피하려는 MZ세대 특성'이 한몫 차지한다는 게 의대 교수들의 주된 견해다. 서울대병원 A 교수는 "내가 전공의일 때는 당직 같은 일이 힘들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요즘의 MZ세대 전공의들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B 교수는 "필수의료 전공의는 일정 규모 이상 돌아와야 당직 시스템이 운영되고 업무 로드를 분산시킬 수 있다"면서 "일부만 돌아올 경우 이들마저도 시간이 흐르면 피로가 누적돼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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