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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앞서 가는 대만, 멈춰 있는 한국

머니투데이
  • 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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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30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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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한국, 대만, 일본의 펀더멘털은 비슷합니다. 대만이 앞서간 건 정책적 지원과 정부의 우선순위 때문입니다."

재생에너지 등 '그린'산업 전문 투자운용사인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의 토마스 위베 폴슨 파트너가 지난주 인터뷰에서 해상풍력 투자처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시장을 언급하며 한 말이다. 2017년경 해상풍력 육성을 시작한 대만은 이미 2.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만들었다. 한국(0.15GW)을 훌쩍 앞섰다. 시기로는 약 5년 정도 앞선 걸로 추산된다.

'안방' 규모가 벌어지면서 한숨을 쉬는 건 한국의 공급망 기업들이다. 대만 수출 시장이 커진다는 관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자국산 우대'를 내세우는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기 버거운 탓이다. 대만 기업들이 역내 시장을 기반으로 생산역량을 높일 기회를 늘려가는 동안 한국 기업들은 수년째 정체된 안방 시장을 보며 답답해 하고 있다. 해상풍력단지를 짓는데 필요한 구조물과 중간재 중 일부 품목의 경우, 한국 제조업체들의 제품경쟁력이 아직은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대만을 비롯해 역내 제품을 쓰도록 요구하는 시장에서 해당국 기업과 오롯이 제품만으로 대결하는 건 쉽지 않다.


한 국가의 자국산 우대 정책은 설계와 이행이 적절하게 될 경우 자국 산업을 키우는 효과를 낳는다. 대만이 해상풍력을 시작하던 2017년에는 하부구조물 역내 제작역량이 사실상 '제로'였다. 그러나 대만 정부가 외국계 개발사들에게 현지화 요구를 하자 외국계 기업들이 대만 기업에 투자하면서 대만 기업의 하부구조물 제작역량도 수년 새 빠르게 성장했다.

그 사이 제자리걸음을 한 국내 기업과 비교하면 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국 기업들은 지금까지 자국 시장이 없어서 수출을 중심으로 실적을 쌓아 왔다. 대만 뿐만 아니라 원가경쟁력과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중국 기업들과도 만만치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해상풍력 시장의 '개화'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인허가 지연 등으로 인해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프로젝트 중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 손에 꼽을 정도다. 전력망 등 정부가 방향을 정해야 할 핵심 의제도 논의가 더디다. 계획입지와 인허가 창구 일원화를 담은 해상풍력특별법은 21대 국회에서 끝내 통과되지 못 했다. 앞으로도 기약이 없다.

전세계 개발사들은 한국의 '우수한 공급망'이 독특한 장점이라 입을 모은다. 철강부터 거대한 구조물들까지 이미 역내에 해상풍력 단지를 짓기 위한 제조 역량이 갖춰져 있다는 거다. 그러나 공급망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이 공급망을 필요로 하는 해상풍력 단지가 있어야 한다. 2030년 14.3GW의 해상풍력을 보급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목표가 신뢰를 얻으려면 지금이라도 구체적이고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2020년대 후반으로 봤던 한국 시장 개화 시점이 더 밀릴 수 있다는 우려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옆에서 진보할 때 답보하면 후퇴다. 지금 한국의 해상풍력이 그렇다.


권다희 산업1부 차장
권다희 산업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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