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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역대급 재산분할에 법조계 술렁…'세기의 이혼' 3R 쟁점은?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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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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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세기의 이혼, 세기의 재판(종합)



"법적 안정성 흔드는 징벌적 재산분할"…최태원 3심 더 뜨거워진다


①"선례없는 판결" 법조계 술렁

'1.4조' 역대급 재산분할에 법조계 술렁…'세기의 이혼' 3R 쟁점은?

"다분히 징벌적인, 법적안정성을 흔들 수 있는 재산분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을 두고 법원 선고 사흘째인 2일까지 법조계가 술렁인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을 뒤집고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이라는 선례 없는 판결을 내놓은 것은 최 회장에 대한 징벌적 판단이 지나치게 반영된 결과라는 목소리다.

노 관장의 아버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에 유입됐다는 항간의 의혹을 재판부가 뚜렷한 검증도 없이 사실로 인정하면서 결혼 기간 노 관장의 '기여'로 간주해 재산분할 대상으로 판단한 데 대해서도 "반사회적 정치자금에 대한 사회적 판단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대법원이 가사소송 상고 10건 중 9건을 심리 없이 기각해 원심대로 확정해온 전례에도 불구하고 이번 소송의 최종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속단하긴 어렵지만 대법원에서 다시 한번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한 재산분할 1조3808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은 모두 기존 판례를 크게 벗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말 그대로 손해에 대한 배상금 성격의 위자료는 통상 많아야 5000만원 수준에서 결정되는 게 관례다. 1심 판결의 1억원을 두고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위자료가 20억원으로 뛴 것을 두고 징벌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한 이혼전문 변호사는 "대기업 총수라고 해서 정신적 충격이나 손해가 보통 사람보다 더 크다는 게 아니라면 징벌적 판결인지 새로운 판례 세우기인지 따져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가장 논란이 큰 재산분할에 대해서도 항소심 재판부가 법리나 법적 검증보다는 징벌적 요소를 대거 반영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최 회장이 현재 보유한 ㈜SK 지분뿐 아니라 2018년 친족 23명에게 증여한 1조원 상당의 ㈜SK 지분까지 모두 재산분할 대상으로 본 것을 놓고 징벌적 성격이 짙어 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대로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없는 지분'에 대해서까지 추가로 돈을 들여 노 관장에게 나눠줘야 한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재판부가 판결문에서는 노 관장의 동의가 없었다는 점을 들었지만 '차명주식'이나 '파킹지분'으로 '추정'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며 "그만큼 재산분할 대상을 지나치게 넓게 봤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애초에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해 재산분할에 반영한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항소심 재판부가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유입설을 사실로 본 근거는 노 관장이 항소심 들어 처음 공개한 50억원짜리 어음 6장과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순 여사가 1998년 4월과 1999년 2월 작성했다는 '선경 300' 소봉투 메모가 거의 전부다. 비자금 추징 우려 때문에 30년 동안 이런 사실을 숨겼다는 노 관장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고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 유입설을 사실로 보더라도 비자금 유입이 SK그룹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측정하기 어려운 모호한 상황"이라며 "항소심 재판부가 비자금 유입은 적시하면서도 사용처를 특정하지 않은 것 자체가 비자금과 SK그룹 성장의 인과관계를 그만큼 산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드러내는 지점인데 실제 분할비율이 과도하게 자의적이라는 의견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재판부가 최 회장의 행위를 괘씸하게 여겼다면 위자료 산정에 반영해야지 재산분할에 반영해선 안 된다"며 "법적 안정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도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노 관장 몫의 분할재산을 35%까지 인정한 것은 부친이 범죄행위로 얻은 자금을 딸이 찾아가는 것을 묵인하는 판결"이라며 "재산분배 비율을 정할 때 적법하지 않은 방법으로 기여한 부분도 반영해야 하는지, 한쪽 당사자의 혈족이 기여한 부분을 당사자의 기여로 볼 수 있는지 등을 두고 대법원에서 추가적으로 다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금 유입·증여 지분 '복잡한 셈법'…최·노 사실관계 또 따질 듯


②대법원 핵심 쟁점은

'1.4조' 역대급 재산분할에 법조계 술렁…'세기의 이혼' 3R 쟁점은?

남은 건 대법원 판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직후 최 회장 측이 상고 의사를 밝히면서 최종 판결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쟁점은 크게 SK그룹의 성장사에서 노 관장의 기여를 어느 만큼 인정할 수 있느냐와 재산분할 비율이 적정한지다. 노 관장의 기여도는 부친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 유입설과도 연결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선친인 고 최종현 회장에게 흘러들어갔고 노 전 대통령이 사돈 그룹인 SK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면서 SK가 빠르게 성장했다고 봤지만 논란이 적잖다.

무엇보다 항소심 재판부가 300억원 유입설을 사실로 보면서도 300억원의 사용처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은 점이 불씨라는 분석이다. 태평양증권·한국이동통신 인수 등을 두고 노 관장 측은 노 전 대통령의 자금이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반면, 최 회장 측은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이 없고 동양증권 인수 등에는 최종현 회장이 계열사 자금을 동원했다고 맞선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유입설의 사실 여부와 '방패막이' 역할 여부에 대한 논란이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판부는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과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순 여사가 1998년과 1999년 작성한 '선경 300' 메모 등을 거래 증거로 봤다.

300억원 유입설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부친의 '기여'를 딸의 기여로 볼 수 있는지, 불법으로 조성된 비자금을 기여로 인정할 수 있는지도 여전한 쟁점이다. 고법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가사 사건이라 재판부가 자금의 불법성 여부보다는 재산 형성 기여 부분에 주목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해도 비자금의 존재와 유입을 인정하면서 재산으로 분할해야 한다고 판결하는 것은 부친의 불법자금을 딸이 찾아가는 것을 용인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따져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대중들이 'SK에 노 전 대통령 비자금 흘러들어갔으니 노 전 관장에게 재산을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판결문에 불법자금을 기여로 인정한다고 쓰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대법원이 법리를 따지는 곳인 만큼 이 부분을 직접적으로 건들기는 조심스럽겠지만 고심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경영권 지분을 부부공동 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지도 대법원에서 다뤄질 쟁점이다. ㈜SK 지분가치가 늘어나는 데 경영자와 계열사, 경영자의 배우자 영향을 얼마나 인정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다.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SK 지분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영권 행사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뿐 가정경제공동체와는 뚜렷하게 구분해 관리 운영됐다"며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SK 가치항소심은 반대로 봤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상속받은 경영권 지분의 재산분할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없다.

항소심 재판부가 재산분할 대상을 4조원으로 산정한 것도 대법원이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최 회장이 2018년 친족 23명에게 증여한 1조원 규모의 SK 지분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최 회장 입장에선 '없는 주식'을 다시 나눠야 할 상황이다.

이 같은 쟁점을 바탕으로 대법원이 사실상 '사실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법원 상고심은 1·2심 판단에 법리적인 문제가 있는지 살피는 '법률심'이다. 사실 여부보다 법리해석이 제대로 됐느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엔 판결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분할 대상 재산 규모가 4조원대인 데다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리는 부분이 분명해 결론이 바뀔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대법원이 제출된 증거 중 한쪽 증거의 신빙성을 더 높게 본 부분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채증법칙(증거를 취사선택할 때 지켜야 할 방식) 위반'이란 논리가 동원되고 하급심이 여러 주장 중 배제시킨 증거를 되살리고 싶을 땐 하급심 판결에 '판단 누락'(심리 미진)이 있다고 꾸짖을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산분할 대상과 비율 등에 불복하는 최 회장 측은 상고이유서를 통해 채증법칙 위반과 심리 미진 등을 강력히 주장할 것"이라며 "대법원이 심리 끝에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다면 하급심은 그 취지에 따라 재산분할 비율 등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지난달 30일 항소심 판결 후 입장문을 통해 " 비자금 유입 및 각종 유무형의 혜택은 전혀 입증된 바 없고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판단이라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 위자료의 40배…"최태원에 과도한 괘씸죄 적용" 말 나오는 이유


③재산분할 외 외자료도 20억…"과도한 정신적 배상" 지적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4.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4.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두고도 법조계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2022년 12월 1심 재판부가 산정한 위자료 1억원도 통상적으로 많아야 5000만원 수준인 관례를 크게 넘어서 논란이었는데 무려 20배가 늘었다는 점에서 징벌적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특히 재산분할 규모를 1조4000억원 가까이 인용하면서 위자료까지 대폭 늘린 것은 달리 해석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보람 법률사무소 해온 대표변호사는 "일반적인 이혼 사건에서는 3000만원이 최대치고 외도 기간이 길거나 폭행 등이 동반됐을 경우라야 5000만원 수준의 위자료가 나온다"며 "이번 소송에서는 구체적 부정행위의 정도와 당사자의 경제 상황도 고려해 실질적으로 징벌적 의미가 인정된 금원이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재산분할이 별도로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정신적 배상에 해당하는 위자료를 대폭 늘린 것은 재벌가는 정신적 충격도 일반인보다 더 크게 받는다고 본 것인지 따져볼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례적인 위자료 판례가 다른 이혼소송에서 새로운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변호사는 "부정행위 과정에서 재산이 외도 상대방에게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위자료 금액이 이런 부분을 충분히 반영을 못 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형제가 양보한 지분은 어떻게…崔·盧 항소심 결과 논란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4.16.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4.16. [email protected] /사진=김금보

서울고등법원이 지난달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재산을 '65대35'로 분할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판결은 노 관장의 부친인 고 노태우 대통령의 비자금이 증권사, 통신사 인수 등 SK그룹 확장에 쓰였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SK그룹의 통신사업 진출은 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 이뤄졌다는 점, 최 회장으로의 승계 당시 친족들이 상속을 포기했다는 점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 SK의 통신사업 진출, 언제 성사됐나 보니...

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옛 선경그룹)은 1994년 8월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이 때는 노태우 정부가 아닌, 김영삼 정부 시절이다. 앞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부는 "SK그룹이 태평양증권(현 SK증권)을 인수한 과정이나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한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생전 우호관계가 아니었다. 노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에 의해 1995년 구속 수감됐다.

김 전 대통령이 SK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에 우호적이던 것도 아니다. 노태우 정부는 1992년 한국통신(현 KT)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 외 제2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공고를 냈다. 6개 기업이 경쟁한 결과, SK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민주자유당 대선후보이던 김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사돈기업에 사업권을 부여한 것은 특혜"라고 반발했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특혜 시비를 받아가며 사업을 할 수 없다. 오해 우려가 없는 차기 정권에서 실력으로 승부해 정당성을 인정받겠다"면서 사업자 선정 일주일 만에 사업권을 반납했다.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은 김영삼 정부(1993년 말)에서 재개됐다. 하지만 최 선대회장은 이때도 특혜 시비 차단을 위해 불참을 결정했다. 대신 민영화를 추진한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공개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당시 한국이동통신 주가는 정부의 민영화가 결정된 후 한 달만에 4배 넘게 뛴 상태였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특혜시비로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 친족들의 지분 상속 포기..."최 회장은 승계상속형 사업가"

최 회장이 SK 지분 형성 과정을 두고도 이야기가 나온다. 재판부는 "최 회장의 SK 주식은 혼인 기간 취득된 것"이라며 "SK 상장이나 이에 따른 주식의 형성, 가치 증가에 관해 1991년쯤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 전 회장 측에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최 회장을 승계상속형 사업가로 볼 수 있는 상속 과정, 친족 간 합의 등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1998년 38세의 나이로 그룹 회장에 올랐다. 당시 SK는 최 선대회장이 유언없이 갑작스럽게 작고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 선대회장의 형인 고 최종건 SK 창업주의 자녀들, 최 선대회장의 자녀들은 가족회의를 열었고, 만장일치로 최 회장을 후계자로 정했다. 특히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자신이 가진 모든 지분과 지위를 형에 양보했다. 다른 친족들도 지분 상속을 포기하면서, 최 회장은 최 선대회장의 지분 대부분을 승계받아 SK 대주주가 될 수 있었다. 이들은 2022년 소버린자산운용이 최 회장의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할 때도,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함께 경영권을 방어했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오너일가 간 경영권 분쟁은 기업 성장동력을 약화시킨다"며 "SK는 그동안 오너일가가 합심해 경영 안정성을 높이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최 회장도 앞서 2018년 "SK가 지금의 모습으로 있게 해준 가족들에 감사하다"며 1조원 상당의 SK㈜ 지분 4.68%를 친족들에 증여했다.

이번 판결이 SK그룹에 공식적으로 '정경유착' 낙인을 찍었다는 점도 논란이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의 경영 활동을 정경유착의 산물로 본 결과라는 점에서, SK라는 기업의 대내외 이미지 훼손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이러한 낙인에 허탈감을 토로한다. SK그룹의 한 직원은 "유책배우자로서 개인적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SK그룹 성장에 어마한 기여를 했다고 판단한 것은 그룹 임직원을 모욕한 것"이라고 했다.

일단 최 회장 측은 이번 결과가 나온 후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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