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원' 회계법인 빅4 모두 나섰다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 /사진=각 사 제공

빅4 대형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이 밸류업 지원에 나섰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상장사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만큼 고민과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를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26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회계법인 삼일PwC, 삼정KPMG, EY한영이 밸류업지원센터를 출범했다. 빅4 중 딜로이트 안진은 밸류업 지원과 관련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들 회계법인은 단순한 밸류업 공시뿐만 아니라 공시 이후 실질적 이행과 소통을 돕는 경영 전략 등 컨설팅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계·경영 전략·지배구조 등 각 분야 전문가로 지원센터를 구성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국내 상장기업이 기업가치를 제고(밸류업)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관련 공시를 지원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기업가치 현황 진단과 계획 수립, 공시, 이행·소통 등을 제시하도록 했다. 연 1회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했으나 공시 여부는 자율에 맡겼다. 현재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거나 공시할 예정이라고 알린 기업은 KB금융 (78,500원 0.00%)(예고), 키움증권 (125,900원 ▲4,300 +3.54%), 에프앤가이드 (7,320원 ▲210 +2.95%), DB하이텍 (48,900원 ▲550 +1.14%)(예고), 콜마홀딩스 (10,600원 ▼270 -2.48%)(예고), 우리금융지주 (14,690원 ▲240 +1.66%)(예고) 등 6개사다.

빅4 회계법인 모두 밸류업 지원에 나선 건 상장사들에 밸류업 공시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서다. 목표를 제시하고 목표가 달성됐는지 여부를 검증받는 구조로 되어 있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영역이 있다. 목표를 너무 과도하게 잡으면 달성하지 못했을 때 주주들로부터 비판받을 우려가 있고, 반대로 목표를 낮게 잡으면 너무 낮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공시가 자율이라지만 주요 대기업이나 해당 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밸류업에 참여하기 시작하면 내·외부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밸류업 공시는 따라야 할 큰 흐름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밸류업 참여 자체에 대해 고민이 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따라서 업계는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서비스에 초점을 뒀다. 김용범 삼일PwC 밸류업지원센터장은 "기업의 실질적인 밸류업 달성과 이를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밸류업 공시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업별 저평가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의 재점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장훈 삼정KPMG 밸류업지원센터장은 "KPMG 재팬 컨설팅 결과를 보면 밸류업 공시에서 일본 기업은 목표 수익률을 계산할 때 시장이 요구하는 수익률이 얼마이고, 회사의 요구 수익률이 얼마이기 때문에 최종 목표 수익률이 도출됐다는 등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제시한 사례가 많았다"며 "우리나라 기업도 단순히 공시를 위한 공시가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진정성 있게 제출하면 기업과 주주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밖에 없고 기업에 대한 불신도 제거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주로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미래의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성장 전략과 투자 재원을 균형감 있게 유지하는 전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