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MVP 후보 하퍼, 주루 도중 햄스트링 부여잡았다... 오타니 MVP 독주 체제 시작되나

브라이스 하퍼가 28일(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1루를 통과하고 햄스트링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올해 내셔널리그 MVP 유력 후보 브라이스 하퍼(32·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햄스트링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필라델피아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 야구(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에 4-7로 역전패했다.


선발 투수 잭 휠러가 6⅔이닝 7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이후 등판한 불펜 투수들이 매 이닝 점수를 내주면서 경기가 뒤집혔다.

그보다 더 최악의 소식은 경기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었다. 하퍼는 필라델피아가 4-7로 지고 있는 9회 말 2사에서 태너 스캇의 초구 슬라이더를 건드렸다. 평범한 2루 땅볼 타구에 하퍼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루로 전력 질주했다. 하지만 1루 베이스를 지나치자마자 하퍼는 왼쪽 햄스트링 쪽을 부여잡고 그대로 경기는 끝이 났다.

아직 정확한 검진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MLB.com은 "하퍼가 왼쪽 햄스트링을 부여잡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속보를 전했다. 이날 경기 초반 카일 슈와버도 왼쪽 사타구니로 이탈해 필라델피아는 잃는 것이 많았다. 경기 후 롭 톰슨 필라델피아 감독은 두 사람의 부상 상태에 말을 아끼면서 "내일까진 어떠한 업데이트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자연스레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하퍼는 28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76경기 타율 0.303, 20홈런 58타점 52득점 4도루, 출루율 0.399 장타율 0.582 OPS 0.981을 기록 중이었다. 내셔널리그 홈런 3위, 타점 4위, 타율 5위, 출루율 3위, 장타율 2위, OPS 2위 등으로 MLB.com으로부터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함께 유력 MVP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하퍼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오타니 독주 체제가 시작될 가능성이 열렸다. 오타니는 79경기 타율 0.322, 25홈런 61타점 65득점 16도루, 출루율 0.402 장타율 0.643 OPS 1.045로 MVP 1순위로 꼽혔다. 타격 성적만 놓고 본다면 득점·타율·장타율·OPS 1위, 안타 2위, 홈런 1위, 타점 3위, 도루 공동 7위, 출루율 3위로 하퍼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하퍼는 풀타임 1루 수비를 소화하고 있고 오타니는 전업 지명타자여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한편 MLB.com은 28일 미국 베팅업체 BetMGM의 최신 배당률을 인용해 오타니와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를 각각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유력 MVP 후보로 꼽았다. 오타니가 MVP를 수상할 확률은 58.33%로 책정됐다. BetMGM의 선임 트레이더 할보르 에겔란드는 "무키 베츠(LA 다저스)가 다치면서 오타니에게 MVP로 길이 열렸다. 오타니는 리그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타율, 홈런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타격 삼관왕 유력 경쟁자로 여겨진다"며 "하퍼는 +180의 배당률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만약 1루수로 첫 시즌을 보내는 하퍼의 수비 영향력을 평가에 반영한다면 경쟁 후보로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