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위협받던 SK스토아...'박정민호' 출범 후 달라졌다

SK스토아가 1분기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며 순항 중이다. 박정민 SK스토아 대표가 취임한 뒤 추진한 체질 개선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는 지난해 매출 3015억원을 올리고도 1억28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2019년부터 지켜온 T커머스 매출 1위 자리도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SK는 지난해말 체질개선을 위해 7년 만에 대표이사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박 대표는 플랫폼과 모바일, 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경험을 살려 가장 먼저 SK스토아를 데이터 기반 커머스로 탈바꿈 시키는데 주력했다. SK그룹 계열사로서 지닌 정보통신 기술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유통 시장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송을 편성하고 상품 포트폴리오도 데이터 기반으로 짰다. 시간대별 고객의 연령 비중, 구입 상품 비중 등의 데이터에 기반해 상품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이른 더위가 예상되면서 단독 여름 신상품을 1~2주 앞당겨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채널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TV앱을 개편했다. TV앱 메뉴를 간소화하고 인터렉션을 직관적으로 변경하는 등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sk스토아 실적/그래픽=이지혜

박 대표는 올해 1분기 패션의류 카테고리 데이터 분석 결과, 사이즈 불만(약 54%)이 상품 반품과 교환의 주된 요인임을 확인하고 데이터홈쇼핑 업계 처음으로 AI 맞춤형 의류 사이즈 추천 서비스인 '사이즈톡'을 도입하기도 했다.

또 SK그룹과의 시너지를 위해 SK스토아 내 SK텔레콤 T멤버십 대상 상품 수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등 고객 전용 이벤트를 강화했다. 그결과 T멤버십 고객의 SK스토아 상품 일간 평균 구매고객수는 작년 대비 85% 높아졌다.

SK스토아는 지난 1분기 전년동기대비 370% 늘어난 1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낸 지 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SK스토아에 따르면 2분기 실적 역시 순항중이다. SK스토아 관계자는 "이 성장세라면 연말에 목표한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SK스토아의 미래를 위해 AI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다. AI 성우, AI 카피라이터 등 AI 기술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데이터에 기반해 신상품과 단독 상품, 효율 우수 상품을 편성함으로서 탄탄하고 지속적인 수익성을 만드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고객이 SK스토아만의 상품과 콘텐츠를 다양한 채널에서 매끄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TV와 모바일 두 채널의 시너지를 만드는 게 목표다. 고객 편의를 위해 TV와 모바일 앱 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꾸준히 개선하고 다양한 채널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고객이 어떤 채널을 이용하던지 일관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정교한 통합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SK스토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국내외 대형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고객 기반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모바일과 TV 쇼핑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이 원하는 채널에서 일관되고 최적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고 더 나아가 'AI커머스'로 향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