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드디어 반전? 신생아 '두 달 연속' 증가…결혼은 20% 늘었다

월별 출생아 수 추이/그래픽=윤선정

월별 출생아수가 8년6개월 만에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기록적인 초저출생 상황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4년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출생아수는 전년동월 대비 514명(2.7%) 증가한 1만9547명이다. 출생아수는 계절성을 보이기 때문에 전년동월과 비교한다. 월별 출생아수는 지난 4월(2.8%)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었다. 월별 출생아수가 두 달 연속 증가한 건 201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월별 출생아수는 그동안 내리막길이었다. 2015년 1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전년동월 대비 감소했다. 2022년 9월(0.1%)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반짝 반등'에 그쳤다. 이후에도 줄곧 감소하다가 지난 4월 증가세로 다시 돌아섰다. 당시에도 이례적이었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소식보다 반가운 소식"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전국에서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았던 서울의 반등이 두드러진다. 서울의 올해 5월 출생아수는 3477명으로 전년동월(3286명) 대비 5.8% 증가했다. 4월에도 서울의 출생아수는 9.7% 늘었다. 서울의 5월까지 올해 누적 출생아수 증감률 역시 '플러스'로 전환했다.

기록적인 저출생 상황에서 월별 출생아수가 두 달 연속 증가한 건 '사건'이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그동안 저출생 흐름에 따라 출생아수가 적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2022년 8월 이후 혼인건수가 증가한 흐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의 설명대로 출생아수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혼인건수는 2022년 8월부터 추세적으로 증가세다. 대규모 감염병 시기에 미뤄진 결혼식이 몰린 영향이다. 혼인건수의 증가세는 지난해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혼인건수가 늘어나면 일정 시차를 두고 출생아수도 증가한다.

최근 혼인건수 증가율은 더욱 가파르다. 올해 5월 혼인건수는 전년동월 대비 3712건(21.6%) 증가한 2만923건이다. 지난 4월 증가율은 24.6%다. 두 달 연속 20% 이상의 증가율이다. 다만, 비혼(非婚) 추세도 분명하게 감지되기 때문에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는 현재로선 판단하기 힘들다.

출생아수 반등에도 인구의 자연감소는 이어졌다. 지난 5월 사망자수는 전년동월 대비 339명(1.2%) 감소한 2만8546명을 기록했다. 사망자수 역시 감소했지만,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보다 월등히 많은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출생아수에서 사망자수를 뺀 인구의 자연감소는 8999명이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5월 출생아수가 2개월 연속 전년동월 대비 증가하고, 혼인건수도 2개월 연속 20% 이상 증가한 것은 조심스럽지만 반갑고 고무적인 소식"이라며 "저출생 추세가 반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