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카드대출 51조 취급…현대카드 50% 늘렸다

8개 카드사 상반기 카드론·현금서비스 신규 취급액 추이/그래픽=임종철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 카드론·현금서비스를 51조원 넘게 신규 취급했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대출을 축소했으나 현대카드는 대출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카드론·현금서비스 취급액은 51조11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50조2984억원에서 1.6% 증가했다.


현대·롯데카드를 중심으로 취급액 증가세가 나타났다. 현대카드의 카드론·현금서비스 취급액은 지난해 상반기 4조470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조6100억원으로 47.9% 급증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는 5조7359억원에서 6조2451억원으로 취급액이 8.9% 늘었다. 반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비씨카드는 1년 전보다 취급액이 0.2~3.9% 감소했다.

현대·롯데카드가 적극적인 대출영업을 통해 시장의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롯데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카드사의 카드론·현금서비스 취급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총 1조8329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현대카드는 취급액이 2조1395억원, 롯데카드는 5092억원 늘었다. 현대·롯데카드가 6개 카드사의 감소분을 모두 가져가고도 8000억원가량을 추가로 취급했다.

현대·롯데카드가 대출을 확대한 건 실적 개선을 위해서다.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은 가맹점수수료가 아니라 대출이자다. 카드론·현금서비스를 일으킨 뒤 이에 따른 이자로 돈을 버는데, 현대·롯데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다른 카드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651억원으로, 신한·삼성카드의 절반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6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 증가했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19.9~30.7%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3067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628억원으로 79.5% 급감했다.

특히 2022년부터 급격하게 대출을 줄인 현대카드는 대출을 확대할 유인이 컸다. 2021년 한해 현대카드의 카드론·현금서비스 신규 취급액은 13조원이 넘었으나 2022년엔 11조4052억원, 지난해엔 9조9647억원으로 급감했다. 현대카드는 금리 인상기 대출 건전성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카드론·현금서비스 취급액을 조절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금융자산을 6조원 이하로 축소했다"며 "올해는 확보한 건전성 여력을 기반으로 자산성장을 재개해 금융자산이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