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거 베꼈어"…중국쇼핑몰 쉬인·테무, 미국서 '짝퉁' 공방

중국 대표 저가 온라인 쇼핑몰인 쉬인과 테무가 이들을 경계하는 미국에서 서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엔 쉬인이 테무를 '디자인 도용' 혐의로 고소했다.

중국 쇼핑몰 쉬인이 공개한 테무의 '디자인 도용' 사례 /사진=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

20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쉬인은 전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 경쟁사인 테무가 자사의 디자인을 도용하고 복제해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쉬인이 법원에 제출한 80페이지 서류에는 테무가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의류와 제품 디자인 사례 12개 이상이 담겼다.


쉬인은 "테무를 매우 낮은 가격을 약속하며 미국 소비자들의 (테무) 쇼핑앱 다운로드와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싸게 제품을 판매하면서 테무는 판매자에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고, 이 때문에 제품을 판매할 때마다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판매자들이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해 모조품이나 저품질 상품을 팔도록 해야 테무가 보조금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로 테무의 디자인 도용 이유를 설명했다.

쉬인은 법원 제출 서류에서 "최소 1명 이상의 테무 직원이 쉬인의 내부 가격 정보와 함께 인기 제품에 대한 거래 기밀을 훔쳤다"며 "이를 이용해 (테무) 판매자에게 자사 제품을 복제해 판매하도록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 침해 사실을 인정한 뒤에도 플랫폼(쇼핑앱)에서 문제 제품의 삭제를 막았다고도 했다.

미국에서의 쉬인과 테무 간 법적 논쟁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반대로 테무가 소송을 제기했는데 제조업체들에 대한 쉬인의 '마피아식 협박'을 문제삼았다.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당시 테무는 "쉬인은 최근 테무와 거래하는 제조업체들을 협력하고 감금까지 했다"며 "그들은 제조업자들의 전자기기를 압수하고, 테무와 거래하면 페널티를 줄 것이라고 압박하며 제조업체 대표들은 수 시간 구금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에도 비슷한 주장을 하며 쉬인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같은 해 3월 쉬인은 테무가 인플루언서들에게 쉬인에 대한 '거짓되고 기만적인 진술'을 할 것을 요구했다며 테무를 고소했다. 두 사건은 지난해 10월 모두 기각됐다.

쉬인과 테무는 초저가 제품 전략으로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쉬인은 미국 Z세대(1990년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국 쇼핑앱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두 회사는 불공정 노동 관행, 중국 정부와의 관계, 다른 브랜드 디자인 도용, 제품 품질 문제 등 여러 논란으로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쉬인은 H&M, 닥터마틴, 랄프로렌, 푸마, 아디다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 및 유통업체와 저작권 침해 혐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