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옆에서 히죽히죽"…셀카 찍은 북한 선수들, 처벌받나

임종훈과 신유빈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리정식-김금용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단 일부가 평양에서 사상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한 선수단과 함께 '셀카'를 찍은 게 문제가 됐는데, 북한 내부에서는 이들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1일 데일리NK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 선수단은 지난 15일 귀국 이후 평양에서 사상 총화(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은 국제 대회에 다녀온 선수단을 대상으로 중앙당, 체육성, 자체 총화 등 세 단계에 걸쳐 약 한 달간 사상 총화를 진행한다.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자본주의 사회를 접하면서 사상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파리올림픽 북한 선수단을 대상으로 한 총화도 이 같은 절차에 따른 것이다. 선수단은 현재 중앙당의 총화를 받고 있으며, 이는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산하 체육부가 주관하고 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사진=뉴시스

중앙당 총화는 출국부터 귀국까지 전 과정을 조사하고 분석, 평가한다. 만약 선수단이 대회 기간 당의 방침이나 교양 사업과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도 이뤄진다.


북한 선수단은 올림픽 전 '한국 선수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탁구 혼성 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리정식, 김금용 등 두 선수가 한국 및 중국 선수들과 셀카를 촬영한 사실이 확인돼 당 내부에서 논란이 됐다고 한다.

담당 부서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평가 보고서를 당에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당국이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셀카를 찍는 등 다른 나라 선수와 접촉이 있었던 선수들은 본인 스스로 자기 비판에서 강하게 잘못을 반성해야 추후 정치·행정적 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데일리NK에 밝혔다.

데일리NK는 "실제 북한 당국이 셀카를 찍은 선수들에게 처벌을 내릴지 아니면 경고나 자기반성 등 비교적 가벼운 비판으로 사안을 마무리 지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