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리내, '한국인 최초' 미국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 수상

소설가 이미리내 /사진=윌리엄 사로얀 재단 홈페이지

소설가 이미리내(41)의 장편소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8 Lives of a Century-old Trickster)이 미국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2년마다 주목받는 신진 작가에게 수여하는 이 문학상에 한국인이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24일 윌리엄 사로얀 재단 등에 따르면 올해의 윌리엄 사로얀 국제 문학상(William Saroyan International Prize for Writing) 소설 부문에 이미리내 작가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에 대해 "인간의 연약함과 강함을 표현한 아름답고 복잡한 스토리"라고 평가했다. 그들은 "등장인물이 매력이면서도 복잡하고 그들의 미스터리를 풀어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지만,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문체는 각 페이지를 천천히 음미하고 싶게 만든다"고 했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은 한국의 한 요양원에서 일하는 화자 '나'가 치매 환자 구역의 괴팍한 노인의 인생을 취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분단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역사를 버텨낸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은 미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윌리엄 사로얀(1908~1981)을 기리며 2003년 제정됐다. 사로얀 재단과 미국 스탠퍼드대 도서관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2년에 한 번씩 소설과 논픽션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신진 작가의 작품을 선정해 시상한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은 이미리내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미국 대형 출판사 그룹 하퍼콜린스와 억대 선인세 계약을 맺고 이후 영국, 홍콩, 이탈리아, 스페인, 루마니아, 덴마크, 그리스, 호주, 스위스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이 확정됐다. 이미리내 작가는 현재 홍콩에 거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