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한 가운데…토요타-BMW는 '수소차' 제휴 강화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직면한 가운데 일본 토요타와 독일 BMW가 차세대 친환경차 중 하나인 수소연료전지차에서 제휴를 대폭 강화한다. 토요타는 수요차 관련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BMW는 수년 안에 수소차를 양산한단 계획이다. 두 회사는 유럽 내 수소 충전소 보급에도 협력한다.

토요타 수소차 미라이/AFPBBNews=뉴스1

27일 니혼게이자이는 토요타와 BMW가 다음 달 3일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차(FCV)에서 수소차 부문의 포괄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5일 BMW의 미디어 행사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토요타와 BMW는 2012년 6월부터 FCV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왔지만 지금까진 토요타가 연료전지 부품인 셀 등 일부 부품을 공급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 제휴를 통해 토요타는 BMW에 수소탱크를 비롯해 연료전지 시스템 등 수소차 핵심 부품을 전량 공급한다. BMW는 여기에 자체 전기차 기술을 더해 수소차를 생산한다.

현재 BMW는 SUV 모델인 X5를 기반으로 수소차 모델인 iX5 하이드로젠을 개발 중이다. 일본을 포함한 각국에서 실험 주행 중으로 수년 안에 양산하는 걸 목표로 한다. BMW는 iX5 하이드로젠을 시작으로 2030년대에 FCV 모델을 여러 개로 늘리며 전기차 올인에서 수소차로 친환경차 사업을 다각화한단 구상이다.

토요타는 2014년 세계 최초로 FCV '미라이'를 출시하는 등 수소차 양산에서 세계를 선도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그러나 수소차는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지 않고 있다. 미라이의 누적 판매 대수는 약 2만6000대에 불과하다.

두 회사는 이번 포괄적 제휴를 통해 비용이 많이 드는 수소 관련 시스템의 핵심 부품을 통합함으로써 FCV 모델의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 내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두 회사가 협력한단 내용도 이번 제휴에 포함된다고 한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내 전기차 충전소는 2023년 기준 63만2000곳을 넘었지만 수소 충전소는 약 270곳에 불과하다.

FCV는 전기차에 비해 충전이 훨씬 빠르단 장점이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미래의 친환경차로 전기차 올인을 선언했다가 충전의 불편함과 안전성 문제로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자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으로 사업을 정비하고 있다. 2021년 수소차 생산을 접었던 혼다 역시 지난달 신형 수소차인 CR-V e:FCEV를 일본과 미국에서 새로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