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당황하며 공포에 덜덜…"IMF보다 큰 게 온다"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경기 의왕시 오봉역(화물역)에 시멘트 수송 열차가 정차한 모습./사진=뉴시스.

오랜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출하량이 두 자릿수로 감소해 줄줄이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공장의 부분 가동중단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11일 한국시멘트협회는 상반기 시멘트 출하량이 2284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2.3% 감소했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출하량이 줄어들 것은 예상했지만, 감소세가 예상을 뛰어넘어 업체들이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날씨가 추워지는 하반기는 출하량이 상반기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고, 업계는 현재 추세면 연간 출하량이 4000만톤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협회 관계자는 "연간 출하량 4000만톤은 IMF 외환위기 때에도 경험한 적이 없다"며 "초유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하량이 감소하며 시멘트 재고는 올 상반기 126만톤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시멘트 제조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올 하반기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일부 업체는 부분적인 설비 가동 중단도 검토 중이라고 전해졌다. 시멘트 제조 설비는 규모가 커 가동을 중단했다가 재가동할 때 수억 원이 소요되지만, 현재로서는 유지비용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업체는 내부적인 원가절감을 위해 비상 경영도 선포했다. 업계는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 면적이 상반기에 전년 대비 18.7% 감소하고, 시멘트 내수의 관건인 민간부문 신규주택 수주도 50.2% 줄어 업황이 한동안은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제조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하반기에 인상되면 실적 낙폭은 더 커질 것"이라며 "비상 플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