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여파에도… 금감원, 토스뱅크 첫 정기검사 예정대로

인터넷전문은행 금감원 정기검사/그래픽=윤선정

토스뱅크가 이르면 오는 10월 말부터 경영실태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그룹·우리은행 정기검사 영향으로 일정이 다소 늦어질 순 있으나 금융감독원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토스뱅크의 자본과 건전성, 비대면 금융거래 내부통제 등이 처음으로 집중 점검받을 예정인데 앞서 정기검사를 치른 카카오·케이 뱅크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제재 등을 받았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0월 말이나 11월 초부터 토스뱅크 첫 정기검사를 진행한다. 토스뱅크는 안정적인 시장 정착을 이유로 3년간 정기검사를 유예받았다. 오는 10월이면 출범 후 3년을 맞기에 정기검사를 받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정은 예상보다 1~2주 미뤄질 순 있지만 아주 많이 밀리진 않을 것"이라며 "올해 예정대로 토스뱅크 정기검사는 진행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정기검사가 다소 늦어지는 이유는 우리금융·우리은행이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가 터진 데다가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까지 추진하면서 금감원은 원래 예정보다 앞당겨 다음 달 초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를 진행하게 됐다.

현재 금감원은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 정기검사도 진행 중이다. 대형 금융그룹 두 곳을 동시에 검사하기에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은 우리금융보다 앞서 예정됐던 BNK금융그룹과 경남은행의 정기검사도 연기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 검사는 은행검사 1·2국이 나눠서 진행하지만 인터넷은행은 3국이 담당하기에 인력적으로 가능하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이번 정기검사에선 토스뱅크의 첫 경영실태평가가 이뤄진다. 경영실태평가는 은행의 자본적정성과 건전성, 경영관리, 내부통제, 리스크관리를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절차다. 경영실태평가 후에는 종합등급이 매겨지는데 3등급 이하부터는 자회사 출자나 해외 진출 등이 제한된다.


인터넷은행 특성을 고려해 비대면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요소 등 점검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등장 이후 비대면 계좌 개설 문턱이 낮아지면서 타인 명의 계좌 개설과 이를 악용한 사기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에선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이미 사망한 은행 고객 이름으로 78건의 계좌 개설, 5550건의 예금 인출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제3자 차명거래와 범죄 악용 가능성이 있다며 사망자 이름으로 금융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케이뱅크에 내부통제 강화를 명령했다.

토스뱅크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과징금 등 제재도 예상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1년, 케이뱅크는 2022년에 정기검사를 받았다. 정기검사에서 적발된 지적사항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과태료 7760만원과 과징금 7500만원 제재를 받았다. 케이뱅크는 이보다 액수가 훨씬 많은 2억1640만원 과태료와 2억1300만원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당시 제재 결과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공통적으로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를 위반했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대주주와 그의 특수관계인에게 대출을 실행해선 안 된다. 대주주가 마음대로 대출받는 등 인터넷은행을 사금고로 사용할 우려가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