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없어지는 통신·ICT, 해법은 협업"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김영섭 KT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 서울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10.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통신사가 AI(인공지능) 기업으로 변모하고 글로벌 빅테크(대형 IT기업)들도 통신업에 진출하는 등 AI를 중심으로 통신 산업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단일 기술로 다양한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만큼 기업간 합종연횡이 필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섭 KT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M360 APAC(아시아·태평양) 기조연설을 통해 "KT가 통신을 넘어 AI 기반 금융·공공·모빌리티·헬스케어·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체 맞춤형 AI 모델과 에이전트, 클라우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통신사들이 AI 기반 ICT(정보통신기술) 회사로 진화하며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빅테크 기업도 자체적으로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커넥티비티(연결성)를 제공하고, SNS(소셜미디어)와 영상통화, AI 기반 클라우드 툴(수단) 등 첨단 통신 서비스까지 제공 중"이라고 했다. AI를 계기로 기간통신사업자, 부가통신사업자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T가 자체 LLM(거대언어모델) '믿음'과 함께 각 산업별 특화 SLM(소형언어모델)을 출시한 것도 이같은 영역 파괴의 주요 사례로 언급됐다.

최근 KT가 발표한 MS(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협력도 통신사-빅테크 간 협력의 중요성에 따라 추진됐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의 기조 연설 중 사티아 나델라 MS CEO(최고경영자)가 영상 메시지로 깜짝 등장해 "MS는 통신사들이 AI로 전환하고 고객의 혁신을 추구하는데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조 연설자로 나선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AI는 국경을 초월한 기술의 특성상 개별 국가가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차원의 새로운 AI 규범과 거버넌스 정립을 위한 국제 사회 논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도 통신 네트워크가 AI를 위한 최적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망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왼쪽부터)마니 마니모한(Mani Manimohan) GSMA 디지털인프라 정책 및 규제 책임자·아닐 쿠마르 라호티(Anil Kumar Lahoti) 인도 통신규제청 의장·치경퐁(Chee Kheong Foong) 주식회사 악시아타 그룹 최고규제책임자·후안 몬테로 로딜( Juan Monetero Rodil) 텔레포니카 공공 정책·경쟁 및 규제 최고책임자·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M360 APAC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배한님기자

M360 APAC 첫 날인 이날 통신사와 콘텐츠 플랫폼 기업간 망 사용료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협의체 구성 필요성을 논의하는 세션도 있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이 세션의 토론자로 참여해 "한국에서는 망 사용료가 콘텐츠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며 "망 사용료를 받아 네트워크에 투자해 세계 최초 5G망도 구축할 수 있었고 높은 품질의 망을 구축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최근 접속료(망 사용료) 관련 논쟁이 불거지면서 양측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며 "이를 해결할 만한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M360은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모바일 콘퍼런스다. 모바일 산업 생태계와 산업 환경 등에 대해 아시아·유럽·남미·아프리카 등 각 지역의 의제를 선정해 세계 ICT 전문가들이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GSMA 의장사인 KT는 2년 연속으로 M360 APAC 행사를 주최해왔다.

첫날 기조발표 및 망 사용료 세션 등에 이어 이틀째인 2일에는 △비즈니스 프론티어 - 혁신과 성장 전략 △AI 네트워크 전환 및 생성형 AI △기업, 노동자, 소비자를 위한 AI 기술 등 주제를 논의하는 세션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