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인수 확정…더 꺾인 주가, "시너지 증명해야"

/사진=한온시스템 IR 자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38,650원 ▼2,800 -6.76%)의 한온시스템 (3,865원 ▼390 -9.17%) 인수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자 두 회사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그동안 인수 소식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낙폭 확대가 이뤄졌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대규모 현금 유출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 축소 우려도 불식해야 한다.

2일 코스피에서 한국타이어는 전거래일보다 6.76%(2800원) 떨어진 3만8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타이어가 6% 넘게 떨어진 건 8월5일(-9.7%) 이후 2개월 만이다.


한온시스템 하락률을 더 높았다. 한온시스템은 9.17%(390원) 내린 3865원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인수 확정… 1조8277억 투입한국타이어 최대주주인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달 30일 열린 한국타이어 이사회에서 한온시스템 인수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이 올해 5월3일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5개월 만이다.

한국타이어는 약 1조8277억원을 투입해 한온시스템 지분 54.77%를 확보한다. 5월 인수 계획과 비교하면 투입 자금은 947억원 늘었고, 취득하는 지분율은 4.24%포인트 높아졌다. 당초 한앤컴퍼니 지분 25%를 주당 1만250원에 매입할 계획이었으나 지분 23%를 주당 1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한국타이어가 인수하는 유상증자 신주 규모는 3651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늘었다.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은 풋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였던 한앤코오토홀딩스에 매각 이후 잔여 지분의 40%에 해당하는 5871만8000주를 주당 5200원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풋옵션 행사기간은 2027년 1월11일부터 2월11일까지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본사. /사진제공=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은 세계 2위 열관리 시스템 기업이다. 파워트레인 쿨링, 컴프레서, 열 교환기, 전자 유압 등 열관리 제품을 생산한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 9조5593억원, 영업이익 2772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전기차 시대의 핵심 기술인 열관리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 한온시스템 인수를 단행했다. 한온시스템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자산총액은 26조원 규모로 늘어나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할 전망이다.
주주환원 축소 우려, 시너지 의문… 주가 20% 넘게 하락5월 MOU 체결이 이뤄졌을 때부터 증권가는 이번 인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에 1조8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투입함에 따라 주주환원 여력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한온시스템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4조96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369억원으로 33% 급감했다.

한국타이어·한온시스템 주가 추이. /그래픽=김지영 기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두 회사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했다. MOU 체결 이후 전날까지 한국타이어는 24%, 한온시스템은 28% 하락률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증명해야 주가 반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 주가 방향성은 한온시스템의 인수 당위성 입증에 당분간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온시스템의 연결대상법인 인식이 이뤄지면 부채비율 급증으로 주주환원 여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양사 간 시너지 확인 작업이 한동안 주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현금 유출과 투자 회수 불확실성에 투심이 악화되며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주가 회복을 위해선 견조한 실적에 더해 투심을 개선할 수 있는 주주환원책이 중요하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밸류업 관련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