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눈물 터진 뉴진스 하니…"한국서 이런 경험, 팬들이 미안하다고"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걸그룹 뉴진스의 베트남계 호주인 멤버 하니(팜하니)가 "(직장 내 무시·따돌림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며 "누구도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마음으로 (국회에)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하니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김주영 어도어 대표 겸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가) 저희(뉴진스)를 지키겠다고 얘길 해왔는데 (소속사 내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럴 의지가 없어보였다"며 "(사내에서 무시를 당한 일이) 한 두번 있던 일이 아니다. 오늘 (환노위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았다면 조용히 넘어가고 묻혔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뉴진스 멤버 5인은(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은 지난달 11일 예정에 없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의 (어도어) 경영진 교체와 부당한 대우로 팀 컬러와 작업물이 침해되고 있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9월) 25일까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와 함께 회사를 원래대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하니는 해당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의 또 다른 자회사(빌리프랩) 소속 연예인과 매니저로부터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하니는 "다른 팀(빌리프랩 소속 걸그룹) 멤버에게 인사를 했는데 해당 그룹 매니저가 (저희를) 무시하라고 말했다"며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환노위는 아이돌 따돌림 문제와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따져 묻겠다며 하니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하니는 이날 국회에서 "(무시당했던 때는) 대학 축제 시즌이었고 부산대에 가기 위해 헤어·메이크업을 마친 뒤 복도에서 대기 중이었다"며 "(하이브 산하) 다른 소속사 그룹 멤버 세 명과 여성 매니저가 제 앞을 지나갔다"고 말했다. 하니는 "5~10분 뒤에 다시 마주쳤는 데 그때 '못 본 척 무시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하니는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소통 커뮤니티)에 하이브 직원들이 뉴진스를 욕한 것을 보게 됐다. 일본 데뷔에 대한 성과를 낮추라는 녹음도 들었다"며 "회사가 저희(뉴진스)를 싫어하고 있다는 데 확신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시당한 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뒤에도 김주영 대표는) 증거가 없어 어쩔 수 없다. 계속 넘어가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김주영 대표에 하니의 도움 요청을 참으라고 한 게 사실이냐고 물으니 "(처음엔) 증거가 없는 줄 알았지만 이후 CCTV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사하는 장면만 담겼다"며 "(하니가 지적한) 해당 아티스트와 매니저 분들에게 사실확인을 요청했고 보관 기간이 만료된 CCTV까지 복원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지만 아쉽게도 서로의 주장이 계속 엇갈리고 있다. 하니를 믿고 입증할만한 자료를 찾으려 애썼지만 아쉽게도 아직 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하니는 무시당한 일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간 갈등과 관계가 있느냐는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의 물음에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하니는 안호영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고 하자 "(누구든 저와 같은)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분이 저희를 걱정해주고 한국까지 와서 이런 경험을 하는 것에 있어 미안하다고 해주시는 데 이 자리에서 꼭 말하고 싶은 것은 (그분들이) 죄송하실 필요가 없다"며 "한국에 와서 가족 같은 멤버들을 만났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나라인데 뭐가 죄송하냐"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제가 (국회에) 또 다시 나와야 한다면 그때는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해서 나오겠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