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이 왜 불법인가?" 판사에게 따진 20대 마약사범…다른 피의자들도 "황당"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법정에서 판사에게 '마약이 왜 불법이냐'고 반문한 20대 여성 마약사범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사진=뉴시스

법정에서 판사에게 '마약이 왜 불법이냐'고 반문한 20대 여성 마약사범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뉴시스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4단독(판사 강지엽)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4)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627만원의 추징금과 함께 보호관찰을 명했다.

A씨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서울 등에서 11차례에 걸쳐 필로폰 5.6g을 구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7월 말 선고가 예정됐던 A씨는 선고기일 법정에 출석해 판사에게 재판 재개를 요구했고, 이에 심리가 재개됐다.

당시 A씨는 "마약이 왜 불법인지 모르겠다. 판사님이 왜 그걸 판단하느냐"고 말하며 심리 재개를 요청했다. 이에 법정 안에 있던 다른 사건의 피고인들조차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 차례 연기와 불출석으로 지난주에야 열린 변론기일에서도 그는 현재의 마약사범 처벌 및 관리방식에 대한 불만과 실망감을 표현할 뿐, 자신의 범행에 대해선 잘못한 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강 판사는 "필로폰 매수 범행 횟수가 적지 않고 취급한 마약류의 양도 상당해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형사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과 투약을 위한 매수로 별도 유통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 점, 가족들이 재범 방지에 힘쓰겠다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