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제안→거절" 눈물의 은퇴 KT 레전드 박경수, 결국 코치로 제2의 인생 출발한다 "뒤에서 노력하겠다"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 /사진=뉴스1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

현역 은퇴를 선언한 '영원한 캡틴' 박경수(40)가 KT 위즈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다.

KT 구단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박경수를 신임 코치로 선임했다. 박경수를 비롯한 코치진의 보직은 향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경수는 구단을 통해 "지도자로 새 출발할 기회를 주신 구단과 이강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방송계에서도 제안이 왔었다. 좋게 봐주신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경수는 "아직 구체적인 코치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후배들과 형동생이 아닌 지도자로 만나게 된다. 팀 코치님들이 나에게 해주신 것처럼 나도 후배들이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뒤에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경수는 KBO 리그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미성초-성남중-성남고를 졸업한 박경수는 지난 2003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이어 2015시즌을 앞두고 박경수는 4년 총액 18억 2000만원에 FA 대박을 터트리며 신생팀 KT 위즈로 이적했다. 그리고 올 시즌까지 10년 동안 KT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으며 마법사 군단을 이끌었다. 특히 2021년 한국시리즈에서는 그림 같은 명품 수비와 함께 맹활약을 펼치며 생애 첫 우승과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시즌에 107경기를 소화했던 박경수는 올해 급격하게 출장 기회가 줄어들었다. 올 시즌 5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의 마지막 출전 경기는 4월 2일 수원 KIA전. 하지만 박경수는 더그아웃 뒤에서 후배들을 독려하고 다독이며 베테랑다운 역할을 해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할 수도 있었지만, KT는 그런 박경수의 모습을 높이 평가하며 함께했고 결국 코치로 계속 연을 이어가게 됐다.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

희생 정신도 돋보인 리더였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사령탑은 박경수의 엔트리 합류를 고려했다. 하지만 본인이 고사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경수에 대해 "본인한테 물어봤는데 절대 (엔트리에 합류) 안 한다고 하더라. 사실 9월 확대 엔트리 때 박경수를 1군 엔트리에 등록하려고 했다. 수비는 그만한 선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본인이 '감독님, 전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고사했다"고 했다.

박경수는 지난 9월 28일 홈구장인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다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홈 팬들 앞에서 인사하는 자리였다. 그런 박경수를 향해 KT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경수는 KBO 리그 통산 204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9(5608타수 1396안타) 161홈런 2루타 270개, 3루타 13개, 719타점 727득점 78도루 783볼넷 1360삼진 장타율 0.388 출루율 0.350의 성적을 기록했다.

KT는 앞서 박경수의 은퇴 사실을 발표하면서 "성실한 자기 관리와 프로 선수로서의 태도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또 KT 선수 생활 10년 중 6년(2016~2018년, 2022~2024년) 동안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면서 헌신했다"고 치켜세웠다.

당시 박경수는 구단을 통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분들 덕분에 22년간 프로 선수로 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더 많아진 팬분들의 큰 응원 소리를 들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은퇴 소감을 말한 뒤 "구단과 감독님, 코치님들에게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우승과 한국시리즈 MVP를 경험하는 등 최고의 순간들도 보낼 수 있었다. 함께 해준 후배들에게도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면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고, 결국 KT에 남게 됐다.

한편 박경수의 은퇴식은 내년 시즌 초에 진행될 예정이다.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

KT 위즈 박경수. /사진=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