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로 안 느껴져" 말에 격분…바다에 빠뜨린 60대, 2심도 '실형'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신과 연인 관계라고 생각했던 여성을 바다로 떠밀어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살인미수, 특수상해, 특수협박, 감금, 스토킹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A씨(63)의 항소심에서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12일 오후 11시30분쯤 전남 진도군 한 선착장에서 자신의 승용차에 강제로 태워 온 여성 B씨(50대)를 바다에 빠뜨린 뒤 수면 위로 못 올라오게 막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10시부터 30분간 진도군 한 농장에서 흉기로 B씨를 협박하고, 둔기(숫돌)를 얼굴에 던져 다치게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같은 해 5~7월 B씨의 행실을 문제 삼아 추궁하며 14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도 받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이 매일 B씨의 출퇴근길을 바래다주는 등 각별한 사이라고 생각했지만, B씨가 다른 남자와 만난다는 것을 알고 앙심을 품은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일에는 함께 술 마시던 B씨가 자신에게 "이성으로서 매력이 없다"는 취지로 말하자 격분해 흉기로 협박하고, 둔기를 던져 다치게 했다.

또 A씨는 승용차에 B씨를 억지로 태운 뒤 인근 선착장에서 바다 방향으로 돌진시켰으나 차량이 항구 턱에 걸리자, B씨를 차에서 내리게 해 바다로 떠밀었다. 이후 자신도 바다에 뛰어들어 B씨의 머리를 물 밑으로 반복해 눌러 내리는 등 살해하려 했다.

A씨는 B씨가 자신의 연락을 피하자 B씨의 어린 딸에게도 협박성 연락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는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범행 도구가 놓인 위치, 피고인 차량에 타고 선착장으로 이동한 경위, 물 밖으로 빠져나온 방법 등 주요 부분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구체적 내용"이라며 "피고인과 피해자는 연인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바다에 떠민 당시는 인적이 없는 밤 시간대였다. 피해자를 나오지 못하게 하는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며 "죄책이 무거움에도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피해 회복 노력을 하지 않은 점, 중대한 상해는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