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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약판 국회, 시끄럽고 복잡해도…

[the300][피플]역사 기록하는 국회 속기사, 양세희 주무관 인터뷰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입력 : 2018.04.16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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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속기사 양세희 주무관/사진=김평화 기자
국회 속기사 양세희 주무관/사진=김평화 기자

본회의부터 국정감사, 인사청문회, 19개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 각종 소위원회까지. 대한민국 대의민주주의 장, 국회는 수많은 회의에서 의사 결정을 내린다. 모든 회의장의 가장 가운데 자리에 앉는 이들이 있다.


국회 속기사는 국회의원보다도 더 회의에 집중한다. 역사를 남기기 위해서다. 속기사가 작성한 국회 회의록은 대한민국 의정사를 담은 공적 기록물이 된다. 단순히 발언만 받아치는 일이 아니다. 전문성이 필요하다. 속기사는 회의장 전체를 두리번거리며 분위기를 살핀다. 회의 분위기와 발언의 뉘앙스까지 담기 위해서다. 혹시나 놓칠까 녹음기도 여러 대 틀어둔다.


속기사는 대개 회의장에서 무표정을 유지한다. 입사 4년차 국회 속기사 양세희 주무관(30)은 "속기사는 튀면 안 된다"며 "스스로를 그림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일하는 속기사는 120명 안팎이다. 대한민국 자체를 축소해둔 국회에서 일하는 만큼 업무도 다이나믹하다. 국정감사나 인사청문회 기간엔 새벽까지 일한다. 속기사 한 명이 상임위원회를 3개씩 맡는다. 매년 담당이 바뀐다.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회의 기록을 남기려면 항상 공부해야 한다. 회의가 없는 날엔 공부가 일이다. 상임위 관련 기사나 책을 읽거나 예전 회의록을 들춘다. 양 주무관은 "아무리 경력이 쌓여도 생소한 위원회에 가면 초심으로 돌아가 일해야 한다"며 "배울 게 너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국회 속기사 타자 속도는 얼마나 될까. 속기사가 사용하는 타자기는 일반 키보드와 다르다. 초·중·종성을 한번에 입력한다. 약어도 저장할 수 있다. 일반 키보드보다 최대 6배 빠르다. 국회 속기사들은 속기 전용 키보드를 1대씩 보급받는다.


한글속기 1급 자격증을 보유한 양 주무관은 "1000타 이상 나와야 1급 자격증을 딴다"며 "일반 키보드 타자 속도는 분당 400타 정도로 평범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속기 내용을 편집할 땐 일반 키보드를 써야 해서 따로 연습한다"고 덧붙였다.


그에겐 특별한 경력이 있다. 2015년 헝가리에서 열린 세계 속기사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것이다. 긴장한 탓에 15등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이 참가했던 중국 속기사가 다음 대회에서 1등을 했단 소식을 듣고 자신감이 생겼다. 양 주무관도 조만간 세계대회에 재도전할 생각이다.


사실 국회는 늘 시끄럽다. 의원들이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잦다. 속기사에게 더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양 주무관은 "의원끼리 싸우거나 말을 끊고 동시에 얘기할 땐 발언자가 누군지 재빨리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문장부호나 괄호를 활용해 분위기까지 회의록에 담는다"고 설명했다.


빠르고 시끄러운 곳에서 일하는 만큼 밖에선 느리고 조용한 것을 찾는다. 양 주무관은 "평온함을 찾기 위해 내면세계 관련된 책을 많이 읽는다"며 일본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생각 버리기 연습'이란 책을 추천했다.


다른 취미는 발레다. 고정된 자세에 일하며 쌓인 몸의 스트레스를 풀고 느린 호흡으로 운동하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양 주무관은 "일할 때 항상 급하게 하다보니 다른 건 천천히 하고 싶다"며 "운동할 때도 식사할 때도 천천히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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