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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병에서 수석조리장까지…"41년 조리 열정에 명인됐죠"

[피플]고재길 아워홈 수석조리장, 조리명인·우수숙련기술자 선정…"요리열정 한결같아..이름 자체가 브랜드 되도록 노력"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입력 : 2018.01.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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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길 아워홈 수석조리장
고재길 아워홈 수석조리장
"군 생활 36개월 중 30개월간 취사병을 했습니다. 1970년대 먹을 게 귀했는데 취사병을 하니까 통닭, 소고기도 마음껏 먹고 좋았죠. 음식 배불리 먹는게 마냥 좋았다가 나중에는 요리가 재미있어지더군요."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난 고재길 아워홈 수석조리장의 말이다. 그는 1977년 웨스턴호텔(현 웨스틴조선호텔) 주방에 발을 들인 후 41년째 조리분야 외길 인생을 걸어온 '조리명인'이다.

수십년 노력을 증명하듯 그의 이름에는 '대한민국 신지식인'과 '대한민국 조리 명인', '우수숙련기술자'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다. 특히 지난해 받은 우수숙련기술자 인증은 기술인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으로 가는 중간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유한 레시피만 1만여개, 악어와 캥거루 요리법은 그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고 조리장이 처음부터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군 제대 후엔 막막한 미래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웨스틴조선호텔의 총주방장을 맡은 외국인 요리사 솜씨가 좋다는 소식을 접했다.

"무작정 호텔을 찾아가 요리 배울 수 있냐고 물었죠. 어머니가 지인 통해서 일자리를 구해줬지만, 요리를 해야겠다는 열망만 가득했어요."

당시 대부분 특급호텔들이 외국인 주방장을 채용했고, 웨스턴호텔도 마찬가지였다. 말도 안통하는 한국인에게 레시피를 알려줄리 만무했다.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그들이 버린 레시피를 노트에 옮기고, 요리연습과 영어공부를 병행하는 일과가 이 때부터 시작됐다.

"영업이 끝나면 퇴근하는 척했다가 되돌아와 문을 잠그고 그날 얻은 레시피를 연습했죠. 한번은 자정 넘은 시간에 외국인 주방장과 마주쳤는데 깜짝 놀라더라구요." 잠을 4시간 이하로 줄여가며 피땀을 쏟은 지 2년 후, 결국 그의 열정을 인정한 주방장은 자신의 기술을 하나씩 전수해줬다. 그는 주방 입성 6년만에 호텔 주방장에 올랐다. 이후 한식 뿐 아니라 중식, 양식, 일식 등 각국의 요리를 익히기 위해 세계 35개국을 돌며 유명 요리학교, 레스토랑을 찾았다.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 기업인 등 각계 인사가 그의 고객이 됐다.

2008년에는 유엔 외교사절 300명을 초청한 한식만찬 행사를 총괄했다. 이전과 달리 거꾸로 외국인 요리사들을 거느리게 된 것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내 손짓 하나에 "예,쉡!(YES, CHEF)"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데 너무 신기했다"며 "역대 대통령 음식을 많이 했는데 가장 신났던 행사"라고 회상했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제의로 2000년 아워홈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HMR(가정간편식) 확대에 기여했다. 깊은 맛을 자랑하는 육개장, 갈비탕은 물론, 최근 인기를 끈 김치말이 국수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인기 비결로는 신선 식재료를 꼽았다. 그는 "100년, 1000년 가는 식품기업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재료"라며 "냉동 식재료나 첨가제는 잘 쓰지 않는데, 그걸 고객들이 안다"고 말했다.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입맛 그대로의 한식을 세계에서 인정받기는 어렵다"며 "한국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를 전파해 식재료 대중화를 이루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치, 고추장 등 한국 식재료로 퓨전요리를 만든다고 해서 그것이 한식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요리하는 것이 목표다. "제 이름 자체가 신뢰가는 브랜드가 되도록 많은 이들에게 보약같은 음식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나중엔 한식과 양식을 겸하는 레스토랑을 만들어 국빈 방문시 한식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싶네요."

김소연
김소연 nicksy@mt.co.kr

산업2부 유통팀 김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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