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 특위, 조기 전대 어떻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11일 한나라당 쇄신 특별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원희룡 의원의 첫 과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와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계에선 조기 전대 개최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경제 살리기에 온 국민이 노력하는 때에 당이 당권을 놓고 다투는 것을 보이는 것은 맞지 않다"며 조기 전대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친박계는 조기 전대가 열리더라도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하지만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대 개최 요구가 급부상하고 있다. 개혁 성향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김무성 카드'가 물 건너간 마당에 정치적 해결이 안 된다면 조기 전대의 불가피성이 커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전날 정몽준 최고위원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며 힘을 실었다.

원 위원장은 "조기 전대 문제가 쇄신 특위에서 논의할 범위에 있다"고 밝혔다. 특위가 조기 전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다수의 의원들이 동의하면 조기 전대가 열릴 가능성은 높다.

당내 계파 갈등 해소도 특위가 다룰 주요 과제다. 4·29 재보선 참패 원인에 대해선 당내 그룹별로 인식차가 적지 않지만 친이·친박 갈등이 당 분열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데는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이다.

당 지도부가 수습책으로 내놓은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 카드'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쇄신 특위가 어떤 후속 카드를 내놓을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려 있다. 원 위원장은 미국을 방문했다 이날 귀국할 예정인 박근혜 전 대표와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당·정·청 의사소통 활성화 △인적혁신 △공천제도 개혁 등도 쇄신 특위가 풀어야 할 문제다. 특위 구성이 이번 주 안에 완료된다면 오는 21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정몽준 최고위원 등이 제기하고 있는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제도 등 당 지도부 체제에도 손 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쇄신 특위가 짊어진 이 같은 과제는 당 지도부가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에 달렸다. 박 대표는 "쇄신 특위에 전권을 줘야 한다"면서도 "특위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이 상식에 맞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원 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쇄신 특위에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