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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마존의 눈물, 내 존재감 앗아가"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입력 : 2010.02.20 08:15|조회 : 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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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원주민들을 촬영중인 정승희 미디어아마존 대표.(본인 제공)
↑아마존 원주민들을 촬영중인 정승희 미디어아마존 대표.(본인 제공)

MBC '아마존의 눈물'이 자신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 정승희 미디어아마존 대표<머니투데이 2월18일 보도>가 20일 자신의 심경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왔다.

정 대표는 "MBC팀과 수차례 만나 15년간 내가 터득한 아마존의 세세한 정보를 같은 팀이라는 입장에서 모두 줬다"며 "그 누구도 목적을 위해 부당하거나 부도덕한 방법으로 지적재산권을 그 PD로부터 취할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또 "'아마존의 눈물' PD들이 각종 매체에 출연해서 아마존 일체의 정보가 전무한 한국에서 제작팀이 현지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대작을 일구어 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는 것은 나의 존재감을 상실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KBS 카메라기자 출신인 정 대표는 100여차례 아마존 일대를 답사했다. KBS '도전 지구탐험대'를 비롯, KBS '수요기획' 등을 통해 아마존 관련 다큐멘터리 8편 등을 선보였다. 2006년에는 그 동안의 체험을 담은 저서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사군자)를 펴냈다.
↑아마존 원주민들과 함께한 정승희 미디어아마존 대표.(본인 제공)
↑아마존 원주민들과 함께한 정승희 미디어아마존 대표.(본인 제공)

다음은 이메일 전문

"아마존은 피도 눈물도 없다.

아마존을 취재한 방송PD들에게 아마존은 모기에 물린 상처와 취재 노하우만을 남긴다. 아마존을 전문으로 취재해 온 PD는 그곳에서 흘린 눈물의 대가로 귀한 경험과 정보를 얻는다. 아마존 취재에 관한 지적재산권이겠다. 그리고 그 누구도 목적을 위해 부당하거나 부도덕한 방법으로 지적재산권을 그 PD로부터 취할 수는 없다. 15년을 아마존에 미쳐 들락거린 PD는 자신의 존재감이 아마존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그의 발자취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존은 미국 본토만한 거대한 대륙이다.

아마존강 본류로 합류하는 지류만도 수백개가 넘는다. 촬영포인트나 제작팀의 이동선, 구석구석에 둥지를 튼 부족 위치 등의 정보는 실 제작기간 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사전 정보를 선진국의 아마존 다큐 프로그램이나 월간지에서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대작일 경우 더욱더 현실적인 정보가 절실하다.

내가 십수년간 터득한 아마존 취재정보는 부족들의 위치뿐만이 아니라 건기, 우기의 뱃길과 경비행기 길 등 세세한 현지상황과 시도때도 없이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일을 말한다.

MBC의 ‘아마존의 눈물’ 제작팀은 사전 준비를 위해, 위의 이유로 함께 제작하자는 제의를 해왔다. 내가 OK한 이유는 제작비의 부족으로 찍지 못했던 큰 그림들(헬기쇼트 등) 과 브라질 인디오 보호청이 요구하는 인디오 발전기금을 낼 돈 등이 없어 알고도 취재할 수 없었던 부족을 만나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나는 MBC 팀과 수차례 만나 내가 갖고 있는 아마존의 세세한 취재정보를 이젠 한 팀이라는 입장에서 모두 주었다. 대형 지도에 조목조목 동선과 부족 축제 시기까지 체크했다. 아마존 다큐프로그램은 철저한 사전준비 과정이 담보되지 않고선 얻고자하는 결과물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사를 보니 내가 MBC사람들을 잠깐 만나 자바리강 등 세군데를 로또번호 불러주듯 지껄이고 사라지고 나서는, 뭐나 바라고 인터뷰 기사나 올리는 한심한 인간이 되어 있으나, 아마존이 좋아 가족도 팽개친 채 15년을 아마존에서 뒹군 방송 26년차 PD가, 그것도 KBS 프로그램만 제작했던 내가, 뭐에 미쳐 일곱달 동안 MBC PD를 만나 아마존 무용담을 얘기했을까?

로라이마 엔젤폭포에서 일부 아마존 원류가 시작되고 오리노코강과 네그로강으로 이어지며, 네그로강과 솔리몬스로 연결되는 아마존 본류지역의 분홍돌고래와 열대어들. 주변 지류 곳곳에는 화석어 삐라루쿠 양식장과 어부들. 서부 아마존 자라비강의 거친 마티스부족과 강조개 악세사리를 잘 만드는 마루보부족. 어족 자원이 풍부한 브라질 남부의 싱구강, 그리고 와우라, 까마이우라를 비롯한 14개 부족들. 그 위의 파라주에 후나이가 철저하게 감시하는 카야포부족을 비롯한 국내 미촬영 부족들. 경비행기 삯, 배삯, 사전 탐사비용과 동선. 부족들에게 촬영을 위해 줘야 했던 댓가성 비용 정보 등.

생생한 정보없이 아마존에서의 취재는 자칫 제작진의 된고생이 헛고생이 되기 십상. 나는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아낌없이 주었으나 2009년 3월,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간 ‘아마존의 눈물’ PD의 뒷모습을 본 게 마지막이 되어 버렸다.

방송계에 만연되어 있는 잘못된 풍토, 아무런 거리낌없이 개인의 노하우를 빼내가는 방송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불감증, 목적을 위해 동원되는 온당치 않은 수단들. 그래서 내가 겪어야 했던 배신감. 꼭 필요하니 같이 일하자고 해놓고 정작 사람은 남겨둔 채 내가 준 정보만을 갖고 간 사실을 비난하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아마존에서 죽을 고생을 하고 돌아온 MBC제작팀도 내가 겪은 십수년의 아마존 취재도 고통스러웠음을 잘 알게 됐을 터, 그것이 잘못된 일이었음을 인정하리란 믿음도 생겼다.

내겐 한마디 없이 그들만이 아마존으로 떠난 것도 참을 수 있고, 함께 미팅한 자리에서 내가 그들에게 준 아마존이 ‘아마존의 눈물’ 5부작 내내 도배된 것도 이해하려고 한다. 나를 물었던 모기들한테 물린 MBC제작진 팔뚝을 보며 지난일은 동지애 마저 느꼈다.

내가 이글을 쓰는 목적은 단순하다. 지적 재산권이 쉽게 여겨지는 잘못된 관행은 고쳐질 수 있겠지만 ‘아마존의 눈물’이 성공적으로 방송된 후. 그들만의 파티가 내 존재감을 앗아간다는 것 때문이다.

이미 그들은 일 년 전 겸손하게 내 아마존 정보를 메모하던 PD들이 아니라 무에서 유를 개척한 PD전사들이 되어있었다. PD들이 각종 매체에 출연해서 아마존 일체의 정보가 전무한 한국에서 제작팀이 현지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대작을 일구어 냈다는 뉘앙스의 발언들은 나의 존재감을, MBC와 대작을 같이 하는 줄 알고 있던 중학생 아들녀석이 ‘아마존의 눈물’을 보다가 "아빠 저 와우라부족 아빠하고 방학때 갔던 덴데.." 던진 한마디는 한 가장의 존재감을 상실하게 했다.

아마존을 향한 열정으로 살아가는 다큐 PD의 존재는 그 전문성을 정당히 인정받는데 있다. MBC ‘아마존의 눈물’제작팀은 자신들의 고군분투의 기록뿐만 아니라 이쯤에서 제작과정을 돌이켜 보고, 명품다큐를 위해 넘거나 밀치고 간 사람들은 없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15년 동안 아마존과 함께 해온 나의 존재감 까지 ‘아마존의 눈물’이 앗아갈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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