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리아' 외인, 아무거나 안사네…IT·車 절반

올 들어 한국 증시에서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이 투자 금액의 절반 이상을 전기전자(IT)와 운수장비 업종에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10조638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IT와 운수장비를 각각 3조4567억원, 2조5563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총 순매수 금액의 57% 비중이다. 이어 서비스(2조1462억원),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1조4572억원), 화학(9869억원) 순이다. 서비스업종에는 LG 등 일반지주사와 NHN, 엔씨소프트 등이 포함돼 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73,500원 0.00%)를 1조4632억원 어치 사들인 것을 비롯해 현대모비스(8657억원), LG전자(7718억원), 현대차(7685억원), 하이닉스(3615억원), 기아차(3085억원), LG디스플레이(2375억원), 삼성전기(2106억원) 등 IT와 자동차에 매수를 집중했다.

우리금융(6849억원), 신한지주(4282억원), 외환은행(2285억원) 등 금융주들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포진했다.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 들어 4.38%, 현대차는 8.68% 상승했다. 하이닉스와 기아차는 각각 23.11%, 31.42% 급등했다. 우리금융과 신한지주도 각각 29.96%, 12.04% 오르며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IT와 자동차에 대한 '편식' 현상은 이달 들어 다소 완화되는 추세다.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4조6303억원. 이중 금융업을 1조5273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샀다. 한국 경제의 탄탄한 펀더멘털을 확인시켜 준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소식이 금융업 매수를 더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외국인이 2조원 가까이 사들였던 IT는 순매수 2위(9598억원)로 밀려났다. 운수장비(7850억원), 서비스업(4468억원) 등에 대한 애착이 여전한 가운데 화학업종도 3946억원 사들였다.

증시전문가들은 한국의 IT, 자동차 기업들이 업황 개선과 함께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면서 두드러진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이들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소외주로 매수세가 확산되며 IT, 자동차주 담기가 주춤할 수는 있지만 이들 주도주를 대체할 주식을 찾기도 어려운 만큼 조정시 매수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환율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동차주들이 최근 다시 상승세를 가속화했고, 일부 IT주에 대한 외국인 차익실현성 매도에 대해 투신권이 적극 매수하고 있다"며 "IT나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해서는 추격매수보다는 조정시 매수라는 한 템포 늦춰가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 급등, 그리스 불확실성 해소 등 외부 변수 외에 한국만의 투자매력이 살아나면서 외국인 매수의 근간이 되고 있다"며 "업종별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에서 여타 업종으로 매기가 확산되고 있어 기계, 조선,
철강, 화학, 증권주 등도 관심 있게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