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지정 소문 믿고 땅·주택 샀는데…"

- 신도시 지정 안되자 투자자 발길도 끊겨
- 삼성전자 유치 실패 등 상승호재 사라져

↑한때 분당급 신도시 유력 후보지역으로 거론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던 용인 남사면 일대 부동산시장은 최근 2~3년새 거래가 끊기면서 썰렁한 모습이다.

"그 당시 투자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돈이 묶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어요. 손해보더라도 땅이나 빌라를 팔고 싶다는 매도자는 많은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경기 용인시 남사면 A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2007년 상반기 분당급 신도시로 지정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토지, 주택 등 부동산 매물이 동이 났던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4년이 다된 시점에 찾은 현장은 황량함마저 느껴졌다. 부동산 중개업소 입구마다 외지 차량이 넘치고 매물이 없어 못팔았던 2007년과는 완전히 딴 판이었다.

◇땅값 낮춰 내놔도 안팔려…문닫은 중개업소 많아

분당급 신도시 유력 후보지라는 소문이 돌던 당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남사면 일대 농지는 3.3㎡당 40만∼50만원 선, 자연녹지는 3.3㎡당 80만∼100만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현재 이 지역 일대 농지 가격은 3.3㎡당 25만∼30만원 선. 자연녹지의 경우 60만∼70만원 선이다. 당시보다 30∼40% 안팎 떨어졌다.


수천만원씩 뛰었던 빌라값도 빠졌다. 지난 2007년초 5000만∼6000만원 선이던 남사면 한성빌라 105㎡(32평형)는 신도시 열풍이 불면서 9000만∼1억원을 호가했다. 하지만 현재 이 빌라 가격은 7000만원 선.

용인시 남사면 B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시 소문과 달리 남사면이 아닌 화성 동탄 일대가 2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뒤늦게 땅이나 빌라 등을 비싼 값에 매입한 사람들은 추격 매수세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지금까지 매물을 끌어 안고 있다"고 말했다.

땅값, 집값 등이 떨어지고 매수세가 끊기면서 중개업소도 울상이다. 지난 2007년 상반기 50∼60개에 달했던 남사면 일대 중개업소는 현재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C중개업소 관계자는 "지역내 중개업소 대부분이 매물을 공유하고 공동 중개를 하는데 2∼3년새 10곳이 넘는 업소가 문을 닫았다"며 "아파트가 없는 곳이어서 대부분 토지 거래에 매달려야 하는데 거래가 없으니 버티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무실을 내놔도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어 수개월째 간판만 덩그러니 붙어있는 빈 사무실이 많다"며 "그나마 가게 월세가 40만∼50만원 선으로 싸니까 가까스로 버티지 서울처럼 수백만원씩 임대료 내야 했으면 벌써 문닫았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용인 남사면 일대 중개업소도 상당수 문을 닫았다.

◇토지거래허가 해제 효과 전무…상승 호재 없어 더 막막

지난해 말 용인 일대 상당수 면적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됐지만 효과는 전무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남사면 일대도 수요자가 많지 않은 외곽의 전답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렸다.

영하 10도 이하 혹한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수도권 일대까지 퍼진 구제역도 토지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남사면 B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는 해당 매물뿐 아니라 주변지역까지 둘러봐야 하는데 폭설로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추운 날씨까지 계속되니 손님들이 통 움직이지 않는다"며 "수도권 시·도 경계마다 지나가는 차에 구제역 소독약까지 뿌려대니 땅을 보러 나왔다가도 서둘러 집에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삼성전자 생산시설 유치를 실패한 것도 지역 토지시장에 먹구름을 몰고 왔다. 남사면 D중개업소 관계자는 "다들 삼성전자만 유치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었다"며 "지난해말 삼성전자가 평택시 고덕산업단지 입주를 결정하면서 실낱같은 희망마저 날아갔다"고 한숨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