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犬통령'..오·탈자 사고 처벌사례 보니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모 일간지 18일자 1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잘못 적혔다

18일자 모 일간지 1면 톱기사에 이명박 대통령이 '이명박 전(前) 대통령'으로 잘못 표기된 가운데 국가 원수를 지칭한 신문 오·탈자가 새삼 화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해 12월 30일자 기사에 원자바오 총리 이름 한자 '溫家寶'의 '寶'를 '室'로 잘못 썼다. 중국 간자체로는 두 글자가 비슷해 생긴 실수였다.

인민일보는 기사 마감 후에야 이 사실을 알아채고 한자를 바로 잡았지만 기사는 퍼질 대로 퍼진 뒤였다. 이 사건으로 관계자 17명이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오탈자 사고는 50년대 빈번하게 발생했다. 당시만 해도 기자가 쓴 원고를 채자해서 식자한 뒤 조판하는 방식이라 오탈자가 생길 소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1955년 3월 1면에 실은 2단짜리 기사 '고위층 재가 위해 대기중'이라는 기사 제목 앞에 '괴뢰'라는 두 활자를 잘못 넣어 고초를 겪은 사건은 유명하다. '괴뢰 후전협정 위반'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사용하려고 뽑아두었던 것이 잘못 들어갔는데 이를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인쇄가 시작된 지 10여분 만에 실수를 알아채고 수정했지만 이미 가판으로 360여부가 나간 뒤였다. 이 실수로 동아일보는 사건 책임자들이 해직되거나 사임했고 한 달 간 정간됐다.

특히 대통령(大統領)을 '견통령(犬統領)'으로 잘못 쓰는 실수가 많았다. 워낙 활자가 작은 데다 점 하나 차이라 분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1950년 8월 대구매일신문은 1면 톱기사 본문에 이승만 대통령을 '이 견통령'으로 잘못 인쇄했다. 이 바람에 사장이 구속되고 책임자는 사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953년 7월에는 삼남일보와 국민일보가 약 10일 간격으로 대통령을 견통령으로 잘못 인쇄했다 편집국장들이 구속됐다. 이후 삼남일보는 인쇄소의 '견'자 자모를 없앴다는 말도 전해진다.

부산일보는 1954년 대통령을 대령(大領)으로 잘못 내보냈다가 다행히 주의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