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유독 더러운 車가 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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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가면 유독 지저분한 차들이 눈에 많이 띈다. 모래바람과 비포장도로가 많아 차가 쉽게 더러워지는데도 세차장은 많지 않아서다.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세차장은 그만큼 늘어나지 못하면서 세차장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중국에서도 외제 고급 세차설비를 중심으로 세차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급성장하는 중국 세차기 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KOTRA는 지적했다.


8일 KOTRA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중국의 자가용 승용차 대수는 총 9000만대에 달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만 각각 600만대, 480만대가 있다. 그러나 중국 전체에 세차장은 약 3만곳에 불과하다. 세차장 1곳당 승용차 대수가 3000대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승용차 대수가 1억3000만대인 미국의 경우 세차장이 무려 30만곳 이상이다. 세차장 1곳당 승용차 대수가 433대 이하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6월말 기준으로 자가용 승용차 대수는 약 1300만대다. 전국 세차장의 개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대다수 주유소들이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주유소(1만3000개)만큼의 세차장이 있다고 가정하면 세차장 1곳당 승용차 1000대가 있는 셈이다.


자동차에 비해 세차장이 크게 부족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에서는 세차를 한번 받으려면 줄을 서서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외제 고급 세차설비를 도입한 세차장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과 고급 승용차의 보급 확대로 신뢰할 수 있는 고급 세차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세차기 수입 규모는 총 9억1430만달러로 전년 대비 90%나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된 세차기가 2억8623만달러 어치에 달했다. 한국에서 수입된 것은 2507만달러 어치에 불과했다. 현재 국내 업체 가운데 유진에스앤티 등이 중국에 세차기를 수출하고 있다.

중국내 세차업협회에 해당하는 중국세차망에 따르면 현재 중국내 고급 세차기 시장에서 일본과 대만이 각각 30%, 20%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 독일 등이 각각 10%, 10%씩을 점유하고 있다. 고급 세차기 시장에서 중국 자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친다.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KOTRA 칭다오무역관 관계자는 "중국내 자가용 대수가 1억대에 가까운 규모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세차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 세차기 시장의 활황이 예상된다"며 "중국 세차기 업체들은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한국 업체들도 중국의 세차기 수입 시장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OTRA는 다만 중국의 물부족 현상을 고려해 물 절약형 세차기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자동차부품 전문업체인 동양기전 (5,700원 ▼40 -0.70%) 등이 중국 세차기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동양기전 관계자는 "향후 중국 세차기 시장이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시장 개척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세차기시장 1위인 동양기전은 지난해 세차기 부문에서 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편 베이징을 사업을 하고 있는 한 한국인 기업가는 "중국시장은 낮은 가격과 적당한 품질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성공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구매자 측과 끈끈한 관계를 맺거나 독보적인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확보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